MBC 구성원들을 탄압하고 왜곡·편파 보도를 이끌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인사들이 영전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는 27일 오후 2시 정기 이사회를 열어 김장겸 사장의 인사안을 승인했다. 이번 인사로 부사장과 본부장 등 임원 8명, 11개 MBC 지역사 사장과 상무, 7개 자회사 사장 등이 결정됐다. 박성제 기자와 최승호 PD를 ‘증거 없이’ 해고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의 장본인인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이 부사장에, 오정환 취재센터장이 보도본부장에 올랐다.

지난해 국정농단 당시 ‘청와대 방송’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내부에서 사퇴요구를 받고 있는 최기화 보도국장은 기획본부장에 선임됐고, 사장에 낙마한 권재홍 MBC 자회사인 플러스미디어 사장에 올랐다. 정윤회 씨 아들이 2014년부터 MBC 드라마에만 7편에 출연했고 이 과정에서 캐스팅을 지시했다는 파문의 당사자인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은 강원·영동 MBC 사장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23일 MBC<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캡쳐

방문진 야권 추천 이사들(유기철·이완기·최강욱)은 본사와 자회사 및 관계사 임원 선임 강행에 반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퇴장했다.

유기철 이사는 “이번 인사 기준은 (김장겸 사장에 대한) 맹목적 충성심, 그리고 이념은 수구꼴통”이라며 “후보자 명단에 오른 20여명을 싹 드러내면 MBC가 국민의 품으로 되돌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장겸 사장, 방문진 이사장과 이사 및 외부 인사들이 청탁을 받아 인사한 것 같다”며 “공영방송 MBC에 ‘알박기’ 하고 가는 것은 할 짓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김장겸 신임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퇴장하면서 "본사, 관계사 및 지역사 임원들의 선임 기준이 무엇이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무답으로 일관했고, MBC 경호원들은 질문하는 기자들을 몸으로 가로막았다.

그는 지난 23일 방문진에서 사장 내정자로 결정이 난 뒤에도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웃음만 지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국민의 전파로 방송하는 공영방송의 사장이 기자들의 간단한 질문조차 답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본사 임원 인사는 오늘(27일) 저녁 7시 63빌딩에서, 지역사 및 관계사 사장 및 임원 인사는 오는 3월 2일과 3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국정농단 사태 ‘보도참사 주역’으로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는 김장겸 보도본부장이 신임 사장에, 그리고 김 사장이 선별한 임원들이 선임되며 MBC 내부 갈등은 극심해질 전망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27일 오후 1시30분 서울 여의도 방문진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문진의 김장겸 사장 선임은 무너져가는 박근혜 체제의 공영방송에 대한 마지막 알박기"라고 비판했다.(사진=미디어스)

이날 오후 1시30분 방문진 이사회에 앞서 언론노조 MBC본부는 방문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문진의 김장겸 사장 선임은 무너져가는 박근혜 체제의 공영방송에 대한 마지막 알박기”라며 “MBC 구성원들은 박근혜의 대리인 김장겸 씨가 선임하는 임원과 사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회 계류 중인 언론장악방지법이 통과된다면 이번에 선임된 임원과 지역사 사장, 상무들은 모두 자리에서 끌어내려질 운명”이라며 “시한부 임원, 시한부 사장들”이라고 강조했다.

본사 인사 ▲부사장 백종문 ▲기획본부장 최기화 ▲편성제작본부장 김도인 ▲보도본부장 오정환 ▲드라마본부장 이주환 ▲예능본부장 이흥우 ▲경영본부장 이은우 ▲방송인프라본부장 김성근 ▲미디어사업본부장 윤동열 등

관계사 인사 ▲MBC플러스미디어 권재홍, 부사장 정호식, 이사 김영삼 ▲MBC C&I 부사장 성보영, 이사 김상진 ▲iMBC 사장 정용준, 이사 천복용 ▲MBC 아트 이사 이찬규 ▲플레이이비 사장 노혁진, 이사 홍성호 ▲MBC아카데미 사장 김엽

지역사 인사 ▲부산 MBC 사장 허연회, 이사 김용성 ▲MBC 경남 사장 김일곤 ▲대구 MBC 김환열 ▲MBC 충북 김상운, 이사 박민순 ▲광주 MBC 사장 이강세 ▲울산 MBC 사장 조상휘 ▲MBC 강원·영동 사장 장근수, 이사 김진형 ▲제주 MBC 사장 최재혁 ▲포항 MBC 사장 오정우 ▲여수 MBC 사장 심원택 ▲목포 MBC 사장 김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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