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가을 개편을 두고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병순 사장의 연임을 위한 막장 개편”이라며 규탄하고 나섰다.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이하 미디어행동)은 14일 오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사360> 폐지, <시사기획 쌈>의 명칭변경, <스타골든벨>의 김제동 퇴출 등 야만적인 KBS 막장개편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이들의 규탄 대상은 자연스럽게 이병순 사장으로 모아졌다.

▲ 14일 KBS 본관 앞에서 열린 '이병순 연임을 위한 막장 개편 규탄'기자회견에서 홍미라 KBS 계약직 지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권순택

노영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운영위원장은 이병순 사장을 겨냥해 “사람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라며 “비정규직을 해고하고, 제작비를 축소해서 이룩한 ‘흑자경영’ 빼고 KBS가 시청자들을 위해 잘한 것이 한 가지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고 개탄했다. 또한 “<시사360>을 두고 ‘음식소개 등 그런 내용도 다룰 것이 많이 있는데’라는 얘기를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나영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팀장도 “이명박 정부 아래서는 ‘좌파’라는 낙인을 찍고 자연스레 해임시키고 있다”면서 “KBS의 뉴스는 통제되고, 프로그램은 폐지되고, 남아있는 프로그램은 성격을 변경시키는 등 (친정부 성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규탄했다. 나영 팀장은 또한 “이런 KBS의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아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파시즘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표현해야할 것을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KBS에서 이뤄지고 있는 행태들이 바로 그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도 “이병순 사장은 편법과 불법으로 정연주 전 사장을 해임하고 들어온 인물로 자격이 없다”면서 “사장직에서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위원 역시 “이런 결과를 예측했기 때문에 이병순 사장이 불법적으로 오는 것을 극구 막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KBS 계약직 노동조합도 기자회견에 함께했다. 홍미라 지부장은 이 자리에서 “이병순 사장은 지난 7월 1일을 기점으로 420명을 자회사와 도급회사로 이관하며 사람들을 해고하고 있다. 그 중 정규직 8배의 임금차가 나는 박봉인 사람도 있었다”면서 “이병순 사장은 지난 12일 국감에서 ‘계약직 지부와의 성실교섭을 약속했다’며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네티즌은 이 자리에서 “KBS를 떠나야할 사람은 김제동씨보다 더 오래 있었던 이병순 사장”이라면서 “시청료 반환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KBS 구성원들이 싸우는 소리가 없어”

▲ 기자회견 모습ⓒ권순택
기자회견은 이병순 사장에 대한 규탄에서 KBS구성원들에 대한 촉구로 이어졌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KBS의 보도는 눈 뜨고 볼 수가 없다. 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포기한지 오래다”면서도 “이병순 사장체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일들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사무처장은 “그런데 내부에서 싸우는 소리가 없다”며 “KBS 구성원들이 거대한 이익집단이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김순기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역시 “이병순 사장이 개판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KBS내의 기자와 PD들이 져야한다”면서 “행동을 표출해야할 때”라고 KBS 구성원들에게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참석한 사람들이 “야! KBS 정신차려”라는 구호를 함께 외치며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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