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민주당 방송통신위원 추천위원회는 24일 야당 몫 방통위원에 최수만 전 한국전파진흥원장을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최 전 원장은 ▲새천년민주당 정책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전문위원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원회 경제2분과위 행정관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정책보좌관 ▲한국전파진흥원 원장 ▲오비맥주 전무·정책홍보 부사장 등을 거친 거쳤다.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ICT정책 분야에서 상당히 유능한 인물”이라고 최 전 원장을 소개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최수만 전 원장은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와 최 전 원장은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동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민주당의 최 전 원장 방통위원 추천에 우 원내대표의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방통위원 추천을 달갑지 않게 보는 시선이 많았다. 민주당이 조기대선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굳이 방통위원을 추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각종 인사권 행사에 빌미를 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방통위는 대통령이 방통위원장과 위원 각 1명을 지명하고, 여당 1명, 야당이 2명의 위원이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야당이 방통위원을 추천할 경우 박근혜 탄핵심판으로 대통령 직무를 대리하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방통위원을 임명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현재 황교안 대행은 적극적인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지 못하다. 황 대행이 적어도 장·차관급 이상의 인사에는 관여할 권한이 없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차관급인 방통위원을 민주당이 추천함으로써 황 대행의 인사권 행사의 길을 열어줄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다.

또한 이번 추천은 정치적으로도 민주당에 득이 될 게 없다. 현재 정치상황은 5월 초 조기대선이 펼쳐질 것이 유력하다. 3월 26일과 4월 7일 각각 3명의 방통위원과 최성준 방통위원장의 임기가 종료되면, 방통위에는 야당 추천 방통위원인 고삼석 위원만이 남게 된다. 고 위원의 임기는 6월에 종료된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황교안 대행이 인사권을 함부로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굳이 인사권을 행사하지 않고, 대선까지 고삼석 방통위 체제를 가져가는 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원내지도부가 차기 방통위원 선임 물제를 논의해 인사권 행사 범위를 모두 정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3월 말 임기가 종료되는 3명의 방통위원 인사는 민주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행이 각 1명씩, 6월 임기가 종료되는 고삼석 위원 몫은 국민의당이 추천하고, 4월 방통위원장은 차기 정부에서 임명한다는 것을 이미 약속했다는 설이다.

우상호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처음 듣는 얘기"라며 강하게 부인했지만, 이 의혹은 현실이 되고 있다. 민주당이 방통위원 공모 공고를 낸 이후부터 자유한국당은 여당 추천 몫인 김석진 위원을 유임하거나 정성근 전 아리랑TV 사장을 추천할 것이란 설이 제기된다. 대통령 몫인 이기주 위원의 후임으로는 석제범 대통령 비서실 정보방송통신비서관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복수의 언론은 24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방통위원 추천설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절차대로 진행하는 것일 뿐 사실과 다르다"면서 "황교안 대행이 인사권을 행사하게 하는 일을 우리가 할 리가 없지 않겠느냐"고 강하게 반박했다. 하지만 우상호 원내대표 측에서 절차에 따랐다며 근거로 내세운 방통위의 방통위원 추천 요청서 역시 황교안 대행의 정결을 받아 보낸 요청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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