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기념시계를 제작·배포한 것으로 확인돼, 황 대행이 '대통령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황 대행이 신경써야할 것은 기념시계가 아니라 '특검 연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기념시계. (사진=중고나라 캡처)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황교안 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찍힌 기념시계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권한대행 업무를 시작하고 각계 인사를 만나거나 사회복지시설·군부대 등을 방문할 때 기념용으로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총리용 기념시계는 이미 따로 있다. 황교안 대행은 권한대행 직무를 수행하기 이전에는 'Prime Minister Republic of Korea 국무총리 황교안'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시계를 만들어 기념으로 배포해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고건 전 총리는 권한대행 시계를 만들지 않았다.

정치권은 황교안 대행의 기념시계 제작·배포를 성토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고용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탄핵으로 권한대행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황 대행의 머릿속에 도대체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묻고 싶다"면서 "대권욕심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보수 지지층의 여론만 쫓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고용진 대변인은 "황교안 권한대행의 기념시계도 째깍째깍 시간에 따라 움직이는지, 그 시계의 시간은 2017녀 2월에 맞춰진 것인지 매우 의문스럽다"면서 "황 대행이 국민의 민의를 거역한다면 그 자리에 앉아있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당은 "황교안 대행은 대통령 코스프레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장정숙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국무총리 시계도 있는데 국민에게 한 손에는 국무총리 시계, 한 손에는 대통령 권한대행 시계를 채워서 황 대행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며 "황교안 권한대행에 대해 '보여주기식 정치 행보'를 한다는 지적이 많은 것도 이런 모습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장정숙 대변인은 "국민이 원하는 특검 연장은 반대하면서 선거운동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대통령 코스프레, 대통령 버킷 리스트 이행에 열중하는 황교안 대행이 안타까울 뿐"이라면서 "황 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 기념시계 제작·배포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이 원하는 특검 시계를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황교안 대행의 권한대행 기념 배포를 대선 행보로 해석했다. 박 대표는 "황 대행에게 국민의당을 대표해 요구한다. 대통령 후보를 하고 싶으면 빨리 사퇴해서 그 길로 가라"면서 "그러지 않으려면 총리와 대행의 임무에 충실해야지, 이곳저곳에 냄새를 피우고 침묵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 시계를 배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24일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권한대행을 기념하는 시계를 만든 건 대통령 탄핵 소추를 기념하는 의미도 담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예의가 있다면 시계를 만들 수 없다"면서 "국가 불행을 기념하는 시계를 만드는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의원은 "황교안 대행은 특검 연장을 거부하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철저히 밝히고 뿌리 뽑으려는 국민 열망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이런 썩어빠진 정신으로 황 대행이 대한민국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의원은 "황 대행은 대통령 놀음을 즉각 중단하고 민생을 돌보는 데 전념하고, 특검 연장을 승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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