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이 MBC <PD수첩>의 ‘광우병’ 편을 제작한 조능희 CP, 이춘근 PD, 김보슬 PD에 대해 사실상의 ‘퇴출’을 요청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에서 최 의원은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에게 “<PD수첩> ‘광우병’ 편을 제작한 조능희CP, 이춘근PD, 김보슬PD가 회사를 떠났느냐”라고 물었다. 김 이사장이 “보직을 변경했다”고 답하자 최 의원은 “(PD수첩 제작진들이) 지금 MBC에서 월급을 받고 있다는 말인가”라고 재차 물었다.

김 이사장이 “그렇다”라고 답하자 최 의원은 “(MBC는) 대단히 좋은 회사다. 물론 재판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검찰에 따르면 (나라에) 3조원 이상의 피해를 입힌 사람들이 회사에 있을 수 있을 수 있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12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KBS, EBS, 방문진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렸다. ⓒ곽상아

최 의원은 “이것 말고도 MBC PD들이 잘못한 게 많다. 잘못한 것은 책임지는 게 세상의 이치”라며 “정상적인 조직 같으면 파면을 수십번 당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PD수첩> 번역자 중 한사람인 정지민씨에 대해 “보통 사람이 아니더라”며 “최근 정씨가 출간한 책을 (김 이사장이)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도 “쇠고기 사건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경제적 손실이 컸다. 제작진에 책임을 묻는 것은 MBC의 공적책임을 다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최 의원의 발언을 옹호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잇단 지적에 김우룡 이사장은 “(제작진이 자신의 프로그램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에 대해) 동감한다”며 “MBC에서 신상필벌제도(공이 있는 자에게는 반드시 상을 주고, 죄가 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벌을 준다는 뜻)가 조속히 확립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룡 이사장, “PD저널리즘, 선진국에 없다”

한편, 김우룡 이사장은 “PD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은 취재방법 등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발언으로 야당 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PD가 만드는 프로그램에는 취재방법이라든가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측면이 있어서 프로그램이 흔히 연역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라며 “선진국에는 PD저널리즘이 없다. 기자 저너리즘에 비해 데스크 기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연역적’이란 ‘결론을 이미 전제 속에 포함하고 있는 추리방법’을 의미하며, 김 이사장의 발언은 PD들이 결론을 전제하고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얘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김우룡 이사장이 ‘PD저널리즘을 개인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해 소위 PD저널리즘을 부정했다”면서 “이 발언은 이 분야에 종사하는 PD들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PD저널리즘은 이미 학술지 또한 책 출간을 통해 제시되고 있는 개념”이라면서 “김우룡 이사장은 ‘PD저널리즘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김우룡 이사장은 “PD의 노고를 폄하하고자 한 말이 아니라 다만 (PD직종에 대한) 원론적인 지적을 했을 뿐”이라고만 답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