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이사회가 9일 오전 배석규 사장직무대행을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한 것과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가 “지난해 YTN 구성원과 사회 여론을 무시하고 MB특보를 사장으로 날치기 선임했던 YTN의 대주주와 이사회가 또 한번 날치기 본능을 발휘해 얼치기 사장을 탄생시켰다”며 비난했다.

앞서 YTN이사회는 오늘 오전 10시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17층 대회의실에서 8명의 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배석규 사장 직무대행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 9월11일 낮 12시, 서울 중구 회현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YTN노조원들이 YTN 대주주인 우리은행을 향해 후임 사장 선임 절차를 밟아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송선영

YTN노조 “사장 선임 과정 배후에 권력 있을 것”

YTN노조는 9일 성명을 내어 “이사회는 언론사의 사장을 선임하는 중요한 이사회를 개최하면서 사내 구성원들에게, 심지어 간부들에게조차 알리지 않았다”며 “언론사 이사회가 극비리에 밀실에서 열렸으니 그 정당성을 어디에 주장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선임된 자가 어디에서 당당하게 언론사 사장 노릇을 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YTN노조는 이번 사장 선임 과정의 배후에 권력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장 공석 두 달 동안 무책임 하게 상황을 방치하고 있었으며, 국정감사에서 공모를 약속했던 대주주와 이사들이 스스로의 판단으로 배석규 씨에 대한 사장 선임을 강행했으리라 보지 않는다”며 “분명 배후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배후는 권력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날치기 사장 선임의 배후를 밝혀 국회를 기만하고, 국민과의 약속을 무시하고 언론사의 사장 자리를 쥐락펴락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부들 “사장 선임, 몰랐다”

YTN 간부들도 이날 이사회를 통한 배석규 사장 선임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간부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사장 선임 사실에 대해 간부들이 미리 알고 있었다면 오늘 오전이라도 이야기가 돌았을 텐데 이야기가 돌지도 않았다”며 “전혀 몰랐다. 언론에서 기사가 뜬 거 보고 사장 선임된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는 사장 직무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지만, 지금은 공식적으로 사장이 되었기에 직무대행의 한계에서 벗어난 셈”이라며 “해직자 문제를 비롯해 YTN 사태를 해결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YTN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해직자 문제가 해결 되어야 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정상화를 논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간부도 “나도 몰랐다. 이사회가 끝나고 나서야 사장 선임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장 선임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처음으로 YTN 출신 인사가 사장으로 됐다는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노사가 대립하기 보다는 초심으로 돌아가 문제를 잘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YTN 관계자는 ‘어떤 공고도 없이 기습적으로 날치기 선임을 강행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사장 선임은 이사들이 결정하는 것으로, 이사회가 꼭 공모 절차를 통해서만 사장을 선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사회에서 외부 인사로 사장 선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공모 절차를 하는 것이지만, 이번에는 공모 절차를 통한 사장 선임 필요성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YTN노조, 오는 12일 오전 규탄 집회

YTN노조는 오는 12일 오전 8시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후문에서 ‘날치기 사장 선임 및 대국민 약속 파기 규탄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출근저지와 같은 물리력을 동원한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여러 차례 밝혀왔듯, 배석규씨가 YTN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대 입장은 분명하다. 할 수 있는 선 안에서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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