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지역MBC 지부가 MBC본사 경영진을 향해 “미디어렙과 MBC의 미래전략 속에서의 지역MBC는 오직 손을 봐야만 하는 대상일 뿐이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7일 서울MBC본사 경영진은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임시이사회에서 “자회사로 독자 미디어렙을 설립하겠다”며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회사) 도입과 관련해 ‘1사 1렙’ 방침을 밝혔다.

MBC본사 경영진은 이사회에서 “각 방송사가 독자 광고회사를 설립하고 지분도 51% 이상으로 하는 방안에 찬성한다”면서 “지상파 방송 광고뿐만 아니라 케이블방송 등의 광고도 끼워 팔 수 있도록 하는 크로스판매(교차판매)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미디어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19개 지역MBC 지부는 8일 ‘MBC에 ‘지역’은 없는가!’라는 공동성명을 내고 “새로운 MBC를 만들겠다는 본사 경영진의 경영전략에는 지역의 미래가 없다”며 “지난 7일 방문진에 보고한 NEW MBC 플랜은 ‘지역MBC를 희생양으로 삼아 서울MBC를 유지한다’는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의 비상식적 시나리오를 본사 경영진이 현실화하겠노라 다짐하는 충성보고서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One MBC’를 부르짖어온 그동안의 모습과 너무나 다르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체제에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유지돼 오고 있는 광고총액기준 배분비율인 ‘서울:지역+취약매체=60:40’은 지역과 취약매체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비율”이라며 광고총량제 도입을 주장했다. 또 “그것은 MBC에 있어 우리 모두가 외치는 ‘MBC의 공영성’ 유지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기저”라고 강조했다.

또한 “방송광고제도 변화와 관련한 지역의 요구는 정당하다”면서 “본사가 생색내기에 그친 구조조정을 시행할 때, 지역은 이미 뼈를 깎는 고통을 조직 전체가 감내했다. 지난 2년간 전국의 지역 MBC에서 이루어진 명예퇴직과 안식년제의 시행은 공영방송 MBC의 경제적 토대를 유지하기 위한 몸부림이었고, 이런 처절한 자기투쟁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대한민국의 ‘공영방송 MBC’의 위상은 서울MBC와 전국 각지 지역민들의 삶과 함께 하는 지역MBC의 결합으로 완성된다”면서 “공영방송 MBC의 현재 위상이 서울MBC만의 힘으로만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럼에도, 본사 경영진의 경영전략은 MBC의 두 축 중 한 축인 ‘지역’을 철저하게 소외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미디어렙과 MBC의 미래전략 속에서의 지역MBC는 오직 손을 봐야만 하는 대상일 뿐인가?”라며 “본사 경영진이 지역MBC를 바라보는 시각과 현 정부가 공영방송 MBC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찌 이토록 닮아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역MBC의 대주주로서 지역MBC를 마음대로 요리하겠다는 본사 경영진의 경영전략은 공영방송 MBC 지키기의 포기 선언”이라면서 “지역MBC 존립을 위한 실천적 계획이 명문화된 문서로 약속되지 않는 한 서울MBC 경영진의 New MBC 전략은 결국 지역MBC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전략”이라고 못 박았다.

이들은 “공영방송 MBC는 서울만의 가치가 아니다. 지역MBC 19개사는 이제 공영방송 MBC 사수를 위해 머리띠를 묶을 것”이라며 “지역MBC의 공영성을 지키는 일이 바로 MBC의 공영성을 지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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