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는 탐욕이 빚은 참사다. 40년이 넘는 긴 인연의 끈으로 대통령의 자리까지 오른 독재자의 딸과 사기꾼의 딸이 손잡고 국정 농단을 벌인 이 사건의 핵심은 엄청난 돈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돈을 위해 벌인 국정 농단의 피해는 결국 국민의 몫으로 남겨지고 있다.

내부고발자 만든 탐욕;
블라드미르에 올라탄 탐욕, 한 줌의 쓰레기 같은 흔적들

박근혜와 최순실이 벌인 국정 농단도 이제 마지막을 향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들의 추가 범죄에 대한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는 중이다. 사적인 이득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고 국정을 농단한 자들의 최후는 잔혹해야만 한다.

내부고발자는 다양한 이유로 나온다. 부당한 행위를 더는 참지 못하고 내부고발자가 되는 것이 일상적이다. 하지만 배신을 당한 후 내부고발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고영태와 노승일은 후자에 속한다.

고영태는 최순실과 가장 가까운 관계였다. 최순실의 온갖 부당한 행위를 고영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일정 부분 그는 최순실의 부정에 가담했다. 이유는 다양하게 나오지만 최순실과 고영태는 기본적인 믿음이 깨졌고 고영태는 고발자가 되었다. 노승일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승일의 역할은 독일로 모든 것을 옮기려는 최순실을 돕는 일이었다. 고영태의 제안으로 독일로 향한 그는 그곳에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다. 자신들은 삼성에서 받은 수십억을 가지고 호의호식을 하면서 월급 150만원도 제대로 주지 않고 방치한 후 몰래 이사를 한 최순실 일가의 행태는 아무리 좋게 봐도 인간 이하일 뿐이다.

최순실 일가가 얼마나 많은 돈을 숨겨두고 있는지 아직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 최태민이 독재자 박정희와 그의 딸 박근혜와 함께 엄청난 돈을 긁어모았다는 사실은 여러 증언들로 드러났다. 그리고 독일 현지에서 8천억이 넘는 돈 세탁을 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최순실의 은닉 재산이 조 단위가 넘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이들도 많다. 육영재단과 영남대 분쟁 사태의 핵심에도 돈이 있다. 엄청난 금액이 걸린 전쟁에서 그들은 무엇이라도 하는 자들이었다. 조폭들을 동원한 자들이 바로 박근혜와 최순실 일가다. 그런 자들이 권력을 잡았고,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충분히 추측이 가능한 일이었다.

대한민국 최고 재벌인 삼성은 권력 승계를 위해 최순실에게 충실한 종노릇을 했다. 정유라를 위해 승마협회를 삼성이 책임지고, 독일까지 날아가 최순실의 페이퍼 컴퍼니와 수백억을 지원하는 계약까지 했다.

수백억을 삼성이 지원하지만 최순실이 어떤 식으로 그 돈을 유용하든 간섭도 하지 않겠다는 백지 계약서를 써서 바쳤다. 삼성이 지급한 돈을 가지고 마트 한 번 갈 때마다 백만 원이 넘게 쇼핑을 하고, 수억에 달하는 고급 차를 사고, 4채가 넘는 집과 건물을 구매하기에 여념이 없었던 최순실.

자신들과 애완동물을 위해서는 수백만 원 정도는 우습게 쓰는 최순실 일가이지만 직원을 위해서는 돈 백만 원을 월급으로 지급하는 것조차 싫어했던 자다. 노승일은 독일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했다고 했다. 독일 이민까지 생각하고 떠난 그곳이지만 그는 다시 한 번 최순실에게 토사구팽을 당했다.

정유라의 말이 있는 마구간 한편에 있는 방에서 기거해야 했던 노승일. 그는 너무 추워 장작 좀 사달라고 간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식대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월급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참고 살아야만 했다. 마구간 주변에 떨어져 있는 호두를 주워 먹고, 간장에 삶은 소면을 찍어 먹으며 버텼던 노승일. 그가 그 지독한 상황에서 버텼던 것은 바로 최순실의 비리를 밝히기 위해서였다.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그가 모은 자료들은 최순실과 박근혜가 벌인 국정 농단의 모든 것을 증명하는 역할을 했다. 탐욕에 혈안이 되어 있던 그들은 주변 사람 관리를 하지 못했다. 박근혜라고 다르지 않다. 대통령이라는 직책에 올라섰지만 권력이란 곧 독재라는 인식 외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박근혜에게 정치란 존재하지 않았다.

박근혜에게 정치는 독재자 박정희가 해왔던 억압의 정치가 전부였으니 말이다. 그런 박근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동고동락해왔던 최순실과 상상을 초월하는 돈을 빼돌리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자신들의 호화로운 말년을 위해 대한민국 전체를 농단한 그들은 범죄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30억이 넘는 스웨덴 명마 '블라디미르'는 러시아어로 '권력'을 뜻한다. 삼성은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최순실을 위해 30억이 넘는 그 '블라디미르'를 사줬다. 수십억을 호가하는 명마를 타고도 마장마술 대회에서 꼴찌를 하는 정유라. 말 중계인인 독일인을 청와대로 데려가 대통령과 30분 넘게 독대를 하게 한 이가 최순실이다.

안마 아줌마도 수시로 드나들고, 미용사와 성형외과 의사들도 아무런 제재도 없이 청와대를 들어섰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 청와대는 모든 권력을 내세워 검찰과 특검의 조사를 막아서고 있을 뿐이다.

청문회도 무기력하게 만들고, 중요 범죄자들은 도망치기에 바쁜 현실이 정상일 수는 없다. 권력을 가지고 무소불위의 힘을 쓰던 그들은 모든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자 서로를 모른다고 외치고, 도망치고 숨기에 여념이 없다. 박근혜는 청와대라는 거대한 성에 몸을 감춘 채 탄핵 심판을 지연시키고자 애쓰고 있을 뿐이다.

헌재의 탄핵 결정은 얼마 남지 않았다.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되었다. 우병우도 구속 영장이 신청되었다. 박정희와 박근혜에 충성을 다한 악랄한 법꾸라지 김기춘도 구속되었다. 박근혜의 총애를 받았던 조윤선도 구치소에 갇혀 있다. 수많은 이들이 법의 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 다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노승일과 함께 떠난 독일에서 최순실의 흔적을 돌아봤다. 박근혜는 여전히 청와대에 숨은 채 국가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최순실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모든 공은 다시 억울하지만 국민들에게 던져졌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적폐를 청산할 것인가? 적폐와 함께 살아갈 것인가? 이제 선택의 시간이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