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야당이 추진 중인 개혁 입법이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언론장악방지법을 처리하기 위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해 MBC 청문회가 걸린 환경노동위원회 등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자유당이 조직적 반대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국회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2월 개혁입법을 요구하는 농성이 시작됐다.

▲20일 농성에 돌입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야당 소속 의원들. 왼쪽부터 추혜선 정의당 의원,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간사, 문미옥 민주당 의원, 최명길 민주당 의원, 윤종오 무소속 의원, 김성수 민주당 의원, 고용진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먼저 미방위 야당 의원들은 20일 오전 자유당 신상진 미방위원장의 사퇴, 언론장악방지법 안건조정위원회 위원 선임 등을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에 앞서 신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접수했다.

미방위는 개혁입법과제 중 하나인 언론장악방지법 처리를 두고 8개월 째 진통을 겪고 있다. 공영방송 사장을 선출하는 공영방송 이사회의 구성을 여야 추천 이사 7:6으로 하는 등의 언론장악방지법 내용에 자유당이 반대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공영방송 이사회의 여야 추천 비율은 KBS 이사회가 7:4, 방송문화진흥회가 6:3으로 정부여당에 비정상적으로 편향된 구조로 구성돼 있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방송의 공정성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방위 야당은 지난해 7월부터 수차례 언론장악방지법에 대한 토론과 함께 법안심사소위 회부를 촉구하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신상진 위원장 등 자유당 의원들은 회피로 일관해 왔다. 결국 야당 의원들은 안건조정위 구성이라는 강수까지 뒀지만, 자유당은 이마저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 위원장은 이를 방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20일 미방위 야당 의원들은 신상진 위원장의 불신임 결의안을 발의하고, 농성에까지 돌입하게 됐다.

21일에는 무소속 윤종오, 김종훈 의원이 '특검연장, 적폐청산, 개혁입법 2월 국회 통과 촉구 농성'에 돌입한다. 두 의원은 농성에 들어가기에 앞서 20일 전체 의원에 호소문을 전달했다.

호소문에서 윤종오, 김종훈 의원은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책임자 처벌을 넘어 그동안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국민이 요구하는 구조와 제도의 개혁은 진전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월호 특별법,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같은 너무나도 상식적인 법도 처리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대로 가면 어떤 제도적 개혁과제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종오, 김종훈 의원은 "1월 국회도 아무런 성과가 없었고, 2월 국회도 현재로서는 최소한의 개혁입법 통과조차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절박한 마음으로 21일 오전부터 적폐청산과 시급한 개혁입법 통과를 촉구하는 국회본청 앞 농성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두 의원은 다른 의원들에게 "국회의원들이 나름 노력해 온 것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의 농성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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