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부터일까? MBC는 ‘엠빙신’이라 불리는 방송사가 됐다. 가수 이승환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합당한 불만을 남겼다. 자신과 함께하는 이들이 MBC에 출연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분노의 글을 남기며 해당 코멘트를 한 것.

이승환은 ‘남아스떼’가 <쇼음악중심>에 나가지 못하는 것에 분노를 표현했다. ‘관리하는 매니저 40명 안에 못 들면 출연할 수 없다고 했다는 이유’ 때문인데,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댔기에 그가 더 분노한 것이다.

‘남아스떼’가 출연하지 못하는 건에 대해, 이승환은 자신이 싫은 것이지 그 아이들이 문제가 아닐 것이라는 견해를 냈다.

또한, 그가 남긴 말에 같이 분노를 느끼는 건 ‘남아스떼’가 MBC에서 방송한 <위대한 탄생>에서 탄생한 아티스트였기 때문이다.

이승환 SNS

‘남아스떼’는 홍동균과 에릭 남, 최정훈, 한다성이 팀을 이뤄 활동한 그룹. 자사 출신 아티스트에게 출연 기회를 더 보장하는 게 일반적이니 ‘남아스떼’의 출연을 제한한 것은 어떻게 봐도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승환도 말했다시피, <위대한 탄생>에서 심사위원으로 수고해 준 이가 이승환이었기에 출연 거부는 더 어이없다.

게다가 ‘위탄’ 중간 언론 노조 집회에도 힘을 보탠 이승환이기에 더 분노하는 것. 필요할 땐 힘을 얻어 쓰고, 다시 필요할 땐 또 힘을 더 얻어 쓰고, 힘을 준 사람이 힘을 필요로 할 땐 돌아서 모른 척하는 것이 MBC의 모습이라 어이없을 수밖에 없다.

그와 연관된 이들의 출연에 제약이 있는 것이 만약 보도시사 관련 프로그램이었다면 일말의 이해라도 할 수 있지만, 예능 프로그램까지 출연을 못하는 건 심각한 문제. 뿌리까지 썩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기에 그 심각성은 크다.

MBC <위대한 탄생>

현재 MBC에는 스타 PD가 몇 남아 있지 않다.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스타 PD는 대부분 타 방송사로 이적한 상태다. 또는 연예기획사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 스타 PD들이 MBC에 남아 있지 못할 수밖에 없는 건 제작 자율성을 침해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이승환과 연관된(?) ‘남아스떼’가 <쇼음악중심>에 출연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 핑계대로 ‘관리하는 매니저 40명 안에 안 들어서’일 수 있지만, 그런 이유라면 황당함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만큼 MBC가 사적으로 운영되는 방송사라 알리는 것이기 때문.

결정적으로, 현재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심각한 문제로 꼽히는 ‘블랙리스트’ 사건과도 궤를 같이하는 출연 제약이기에 이번 문제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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