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봉민 기자] 인천시의회가 2월 임시회 종료 직후 해외여행을 떠난다.

미디어스의 단독 취재결과, 오는 17일까지 임시회를 진행 중인 인천시의회는 회기가 끝난 직후인 21일부터 시작해 각 상임위원회별 국외공무여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상임위 가운데 기획행정위원회와 교육위원회는 관련 심사까지 마치고 세부 일정이 확정된 상태이다.

인천시의회. <사진제공=인천게릴라뉴스>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기획행정위원회는 이달 21일부터 24일까지 홍콩, 마카오, 심천을 방문하며, 교육위원회는 21일부터 27까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할 계획이다.

문제는 계획된 방문지가 휴양지로 유명한 곳들이어서 외유성이 짙다는 점과 시기적으로도 내부 현안이 산적해 있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셀 전망이다.

또한, 인천시는 지난해 발생한 검단 스마트시티 무산과 현재 전국적으로 창궐한 조류인플레인자(AI)에 이은 구제역 발병 등으로 인천경제 및 재정여건이 극도로 악화돼 각 분야에 걸쳐 긴축을 통한 고통분담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외국 여행을 나가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대통령 탄핵, 북핵 및 미사일 도발 등 국가적 위기가 겹친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상황이라는 점에서 안일한 현실인식에 대한 비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위원회의 경우 최근 교육감이 비리 혐의로 중형을 선고 받고 구속되며 인천교육의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상황을 관리하고 문제해결에 힘을 보태야할 시의원들의 외국여행은 비판이 예견된 상황이다.

더욱이, 이들 상임위 외에도 상당수가 해외연수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인천시의회는 이러한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인천시의회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국외여행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히려 “외유성이 아니다”라며 “할일은 해야 한다. 반드시 가야 된다”고 말해 현실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인천시의회는 이번 회기 중 처리할 예정이었던 검단스마트시티 사업 무산 관련 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을 부결시키면서 의회의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임무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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