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10일 저녁 6시30분 서울 상암동 MBC미디어센터에서 ‘전국 조합원 결의대회 및 12대 집행부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 및 출범식에는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 자유언론실천재단 김종철 이사장, 언론노조 성재호 KBS본부장, 윤창현 SBS본부장, 박진수 YTN지부장 등 언론시민단체 대표들과 최승호·박성제·박성호 등 MBC 해직자들도 함께했다.

김연국 신임 본부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방송 장악을 위해 치밀한 작전을 전개했다. 특히 청와대가 MBC 무력화를 위해 파견한 김재철·안광한 사장 재임 기간 MBC는 철저하게 파괴됐다”면서 “공영방송의 가치를 지키려던 구성원들은 해고와 징계, 유배로 격리됐고 그 결과 시민들은 MBC에 대한 격렬하고 차가운 냉소를 보내고 있다. 이제 MBC는 내면화된 감시가 지배하는 거대한 파놉티콘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10일 저녁 6시30분 서울 상암동 MBC미디어센터에서 '전국 조합원 결의대회 및 12대 집행부 출범식'을 개최했다. (사진=미디어스)

1987년 6월 항쟁 당시 정권 비호 방송을 일삼았던 MBC의 취재진은 취재 현장에서 시민들로부터 조롱당하고 쫓겨났다. 하지만 그해 12월 MBC는 한국 언론 사상 최초로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언론 자유를 위해 치열하게 싸웠다. 그 결과 MBC는 1990년대 중반부터 전성기를 맞게 됐다.

김 본부장은 “앞으로 외부 환경은 분명 나아질 것이다. 해고된 분들도 돌아올 것”이라며 “그러나 MBC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먼저 싸우지 않으면서 외부의 도움만 바랄 수는 없다. 방송법 개정, 합리적인 경영진 선임을 위해선 우리 자신의 각성과 치열한 노력을 전제로 한다”며 “노동조합, 우리 모두는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 공영방송을 지켜내기 위해 싸워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리겠다”고 밝혔다.

도건협 수석부본부장은 “새로운 MBC는 부역자 청산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부역자는 서울뿐만 아니라 김재철과 안광한이 지역에 내리꽂은 낙하산 사장들은 지역 MBC 조직을 안에서부터 파괴했다”며 “그러는 동안 지역 MBC의 공정방송은 훼손되고 조직은 망가져 갔으며 구성원들의 사기도 바닥에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난 5년 동안 우리가 해내지 못한 일을 촛불을 든 시민들이 해결해줬다. 촛불 시민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MBC를 국민의 품으로 되돌려 놓는 것밖에 없다”며 “공정방송의 적들을 쓸어버리고 서울과 지역 모두에서 새로운 MBC를 건설하자”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은 “MBC는 곧바로 사장 선임 등 날카롭게 부딪혀야 될 현안들이 많다. 오늘 새로 출범하게 되는 김연국 본부장 등 12대 집행부와 함께 힘을 합쳐 한 발 한 발 나가자”며 “언로노조 위원장으로서 조합원들에게 드리는 지침은 이거다. ‘승리할 때까지 절대로 물러서지 마라’ ‘승리할 때까지 절대로 싸움을 중단하지 마라’ 이 지침을 꼭 지켜달라”고 말했다.

현재 복막암으로 투병 중인 이용마 해직기자도 음성으로 새 집행부를 응원했다. 그는 “우리는 5년 넘게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가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시작한 파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길고 긴 파업을 끝내줄 새 집행부가 출범했다. 새 집행부가 승리로 이끌어 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새 집행부가 우리의 화려한 승리를 위해 분투를 아끼지 않을 것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전국 각 지부에서 실시된 12대 집행부 임원 선거 결과, 러닝메이트로 단독 출마한 김연국 기자와 도건협 기자(대구MBC지부장)이 각각 제12대 언론노조 MBC본부 본부장과 수석부본부장에 당선됐다. 두 후보는 투표율 94.9%에 찬성률 97.4%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