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구성원들이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이 자사 보도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를 했다며 반발했다. 청와대가 특검의 박근혜 대면조사 일정을 보도한 SBS의 단독보도를 문제 삼으며 예정됐던 특검 대면 조사를 무산시킨 것에 대한 지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윤창현)은 9일 오전 성명을 내고 “SBS의 취재로 박근혜와 주변의 범죄 혐의가 국민 앞에 여과 없이 드러나면서 탄핵 심판 과정에 불리하게 작용하자 청와대가 SBS 보도를 겨냥해 저속한 대응을 했다”며 “범죄혐의자 박근혜와 청와대는 SBS 보도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를 당장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SBS<8뉴스>는 지난 7일 <대통령 대면조사 9일…靑 비서실서 조사>(1번째, 김혜민 기자)에서 “특검이 9일 대통령 대면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장소는 청와대 경내 비서실로 정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어 “대통령 조사엔 수사팀을 이끌어온 특검보 2명과 소속 검사들이 참여할 예정”이라며 “대면조사를 공개할지와 조사결과를 공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7일과 8일 SBS<8뉴스> 방송 화면 갈무리.

언론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특검이 조사 일자와 장소를 언론에 누설하는 바람에 신뢰가 깨졌다”며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전면 재검토하는 방향까지 가고 있다”고 말했다. SBS가 대면 조사 시기와 장소를 보도했단 것을 빌미로 삼아 처음부터 다시 조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검찰과 특검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범죄혐의자 박근혜와 그 수하들이 정당한 취재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SBS 기자들을 향해 거꾸로 몽둥이를 들고 설쳐대는 모양이 가관”이라며 “직무정지 상태의 최고 권력자에 대한 특별검사의 조사 일정을 국민에게 감춰야 할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정당한 취재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박근혜의 편의와 심기 관리를 위해 보도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권언유착의 구태”라고 일갈했다.

SBS<8뉴스>는 8일 <특검 '벙어리 냉가슴'…靑 비공개 조사 고집 이유는>에서 “대통령의 조사 날짜나 장소 같은 건 국민들의 큰 관심사”라며 “대통령의 피의사실을 유출한 것도 아닌데, 대면조사 일정 자체를 뒤흔드는 게 과연 옳은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측이 비공개 조사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조사일정이 공개되면 국민들과 언론에 집중되고, 관심이 집중될수록 탄핵심판 여론에 영향 줄 수도 있다”며 “탄핵기각 결정에 찬성하는 사람들 여론을 모으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는 격이 아닐까 걱정했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설사 대통령 대면조사를 진행했더라도 그 이후의 조사 내용을 공개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