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내쳐진 박병호는 추신수가 있는 텍사스로 갈 수 있을까? 만약 박병호가 텍사스로 가게 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메이저에 진출한 첫 해 심한 굴곡을 보이며 아쉽게 마무리해야 했던 박병호이지만 그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미네소타로부터 방출 대기 받은 박병호, 이적 가능한가?

박병호에게 남겨진 금액은 900만 불이다. 스몰 구단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해 300만 불이라는 점에서 박병호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부담스러운 금액도 아니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이 50만 불이다. 수천 만 불을 받는 선수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300만 불은 큰 부담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미네소타가 박병호를 방출 대기한 것이 실수라는 평가가 많다. 그만큼 현지에서 박병호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높은 몸값으로 인해 쉽게 팀을 옮기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서 박병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연봉 300만 불은 높지 않다고 했는데, 높은 몸값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상충할 수밖에는 없다. 이는 결국 박병호에 대한 실제 현장의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몸값 자체가 높지는 않지만 박병호와 그 금액을 비교했을 때 과연 비용을 감수할 수 있느냐는 기본적인 고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병호[A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시즌 말 부상으로 잔여 경기도 치르지 않았다. 물론 큰 부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부상 자체가 문제가 될 이유는 없다. 부상 치료와 함께 꾸준하게 훈련을 해왔다는 점에서 박병호에 대한 기대치는 높다.

박병호의 첫 시즌 초반은 경이로웠다. 엄청난 힘을 바탕으로 만들어내는 홈런은 미국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장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약점이 노출되고 그렇게 집중적인 견제를 받으며 박병호는 무너졌다. 그리고 조급함은 그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마이너로 밀려난 박병호는 부상까지 찾아오며 메이저 복귀도 못하고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템파베이가 박병호에게 관심을 가지기도 했지만 금액으로 인해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템파베이에게 900만 불은 높은 리스크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팀들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오클랜드, 텍사스가 박병호를 영입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미국 현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호세 아브레이유가 버티고 있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간다면 지명 타자를 노릴 수밖에 없다. 여전히 강력한 그를 대체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명타자로 나설 맷 데이비슨과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오클랜드는 더욱 경쟁력을 갖췄다.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욘더 알론소와 라이온 힐리 모두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박병호에게 주전 자리를 노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단 점이 분명하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박병호가 오클랜드로 간다면 주전 1루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텍사스의 경우도 현재 지명타자 자리가 공석이다. 하지만 빅 팀인 만큼 자원이 많다. 라이언 루아, 조이 갈로, 주릭슨 프로파 그리고 마이너 계약을 한 조시 해밀턴까지 모두 1루와 지명타자를 노릴 수 있다. 프린스 필더가 은퇴를 선언한 상황, 공석을 노리는 이들의 경쟁 속에서 박병호가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 알 수는 없다.

프로파의 경우 다저스와 템파베이 등에서 영입에 나서기도 했다. 부상으로 자신의 자리를 잃은 프로파가 텍사스에 남는다면 여전히 유틸리티 선수로 남겨질 수밖에 없다. 물론 메이저 로스터에 남겨진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여기에 마이너 계약을 한 조시 해밀턴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과거 메이저리그를 대표했던 강타자였던 조시 해밀턴이 최저 연봉으로 계약을 했다. 에인절스와 맺은 5년 1억 2500만 불의 마지막 해인 만큼 그에게는 돈이 중요하지 않았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과거 최고 정점에 있던 해밀턴이라면 텍사스의 가장 큰 옵션은 그다.

두 번의 무릎 수술을 받은 해밀턴이지만 통산 200 홈런을 친 그가 정상적으로 복귀한다면 필더가 은퇴하고, 미치 모어랜드가 떠난 자리는 그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고 전성기 시절의 타격감을 보여준다는 전제가 되어야 한다.

박병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지에서 언급한 세 팀의 경우 충분히 박병호가 노릴만한 팀이다. 박병호가 지난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충분히 반등이 가능하다. 더욱 박병호는 처음부터 꽃길을 걷지 않았다. 힘겹게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잡았던 선수다.

최악의 상황에서 그는 포기하지 않은 선수다. 그렇게 팀을 옮겨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로 성장한 박병호라는 점에서 현재 상황이 절망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다만 현지 팀들이 박병호에 대한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지가 관건이다. 관심만 있다면 박병호를 큰 돈 들이지 않고 영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팬들로서는 텍사스로 가서 추신수와 함께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박병호도 안정을 찾고 다시 능력을 보여줄 가능성도 높다. 1루수가 공석이라는 점과 텍사스가 빅마켓 팀이라는 점에서 3년 900만 불 정도가 부담이 되지 않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화이트삭스와 오클랜드 역시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지만 텍사스보다는 가난하다는 점에서 불안 요소는 더욱 크다. 박병호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40인 로스터에 올라가지 못했다. 메이저 보장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박병호는 불안하다. 그런 점에서 박병호를 원하는 팀이 있다면 옮기는 것 역시 나쁘지 않다.

아직은 이 모든 상황이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하지만 박병호가 보여준 야구를 기억하고 있는 많은 팬들은 그가 화려하게 부활할 것이라고 믿는다. 바닥에서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최고의 자리에 올라 선 박병호라는 점에서 메이저 첫 시즌 부진은 그게 끝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박병호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게 문제가 되지는 않아 보인다.

뜬금없이 내쳐진 처지가 되었지만 미네소타에서 부활을 하든 그를 원하는 팀으로 이적을 하든, 박병호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분명 우리가 알고 있는 박병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엄청난 파워에 겨울 내 교정한 타격 자세는 보다 많은 안타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첫 시즌 경험은 박병호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낼 것은 분명하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