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1만2076명으로부터 홍콩FX마진거래에 투자하겠다며 1조960억 원을 챙겨 '제2의 조희팔'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선고를 두고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전경. (연합뉴스)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1조960억 사기쳐도 징역 12년?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김도형)는 사기·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등의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투자금 1조 원 중 투자자에게 돌려준 금액 3500억 원과 수익금 지출 1400억 원, 모집 유치 3000억 원, 사업추진 1000억 원을 썼다고 하는데 그래도 1000억 원의 행방이 불확실하다"면서 이 같이 판결했다.

다만 "초저금리 시대에 연 12%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것이 정상적인지 알아볼 책임도 투자자에게 있다"면서 "전체 피해 금액 1조 원 중 3500억 원은 돌려준 부분도 참작했다"고 밝혔다. 앞서검찰은 김성훈 대표에게 25년의 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

하지만 김성훈 대표에게 선고된 형량이 유사 사기사건들과 비교했을 때 다소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법조비리로 유명세를 탄 최유정 변호사가 변호했던 이숨투자자문 사건이 있다. 이숨투자자문의 실질적 대표인 송창수 씨는 3000여 명에게 1300억 원대의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탈북자 출신 기업인이 탈북자를 상대로 160억 원대 사기행각을 벌인 한성무역 사건에서도 한필수 대표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4조8000억 원대 사기행각을 벌인 조희팔 사건의 공범 강태용도 주범이 아님에도 22년의 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IDS홀딩스 사건의 피해규모가 이숨투자자문의 약 9배, 한성무역 사기사건의 약 69배에 이름에도 김성훈 대표는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숨투자자문 송창수 씨보다도 낮은 형량이다.

▲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약탈경제반대행동과 IDS홀딩스 피해자 모임 회원들이 IDS홀딩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디어스

약탈경제반대행동과 IDS홀딩스 피해자 모임은 3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1조 1000억 원대의 사기를 저지른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면서 "모든 것을 빼앗긴 피해자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낮은 형량의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검찰은 이제라도 IDS홀딩스의 모든 모집책, 조직원 전체를 '범죄단체 조직죄'로 구속,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DS홀딩스 실체 이게 전부가 아닌데…검경, 서울 18개 지점만 수사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IDS홀딩스 사건을 축소 수사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IDS홀딩스의 모든 지점을 수사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검찰이 수사한 IDS홀딩스의 도무스, 가온, 서울, 창일, 미래, 엘림 등 18개 지점은 모두 서울에 있는 지점이다. 그러나 IDS홀딩스는 서울뿐만 아니라 대전, 부산, 울산, 전남 순천 등 지방에서도 사기행각을 이어갔다. 따라서 IDS홀딩스 사건으로 인한 피해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스는 IDS홀딩스 대전지점 관련 자료를 입수했다. IDS홀딩스 대전지점은 지난 2015년 9월 8일에 개소식을 열었으며, 서울의 미래지점 등에서 축하화환을 받기도 했다.

▲IDS홀딩스 대전지점의 개소식 자료집과 대전지점 일동이라고 적힌 화환. ⓒ미디어스

대전에서 IDS홀딩스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 A씨는 지난해 10월 IDS홀딩스 피해 신고를 받고 있는 송파경찰서에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와 함께 대전지점장 최 모 씨를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IDS홀딩스는 대전지점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최 모 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A씨는 "대전에서 송파경찰서까지 찾아 신고를 했는데 몇 달이 지나도 진전이 없어 보여 몇 차례 전화를 했다"면서 "그런데 경찰은 대전지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A씨는 "오늘(3일) 송파경찰서를 다시 찾아가서 수사진행상황 등을 물었더니, 서울 건도 일손이 부족해 수사가 지체되고 있다고 했다"면서 "오히려 경찰이 지점장 하나 구속시킨다고 돈이 나오는게 아니니, 돈을 받고 싶으면 길게 내다보라는 말까지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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