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황교안 권한대행이 "국회에서 대정부질문에 '국무총리'의 출석과 답변을 요청한 데 대해 재고해줄 것을 요청한다"면서 사실상 국회의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황 권한대행의 국회 출석 거부에 대해 야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일 황교안 권한대행은 국회에 출석할 수 없는 이유로 대통령 권한대행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 국정공백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 등을 들어 국회 대정부질문 출석을 거부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장시간 자리를 비우는 것은 곤란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연합뉴스)

하지만 황교안 권한대행이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상황인지는 의문이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달 25일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양천구 소재 신영시장을 방문했다. 연휴 첫 날인 지난달 27일에는 서울 동대문 '코리아 그랜드 세일' 이벤트 현장을 찾기도 했다. 지난 2일 황 권한대행은 직접 전남대학교를 찾아 정병석 신임 전남대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벌써부터 대권행보를 시작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황교안 권한대행의 국회 대정부질문 출석 거부와 대권출마설 등에 관해 야권은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반기문 현상의 신기루가 걷히자 이 때다 하며 등장하는 또 한 분의 인물이 있다"면서 "황교안"이라고 밝혔다. 추 대표는 "새누리당이 말하는 깜짝 놀랄만한 후보가 고작 황교안 권한대행이라면 국민들이 대단히 분노할 것"이라면서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황 대행은 탄핵된 정권의 2인자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권한대행은 정당대표연설 본회의에 참석했다. 이제 대정부질문에는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한다"면서 "그 이유는 지난 임시국회에서는 합의가 돼서 그 때만 출석했던 것이고, 이번 국회에서부터는 출석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황 권한대행은 지난달에만 대통령 권한대행을 한 게 아니라, 지금도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고 있다"면서 "왜 지난달에는 한 것을 이번 달에는 못하겠다고 하는지, 이제 진짜 대통령이 됐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황교안 권한대행이 최근에 전통시장도 가고 각종 행사장을 다녀온 것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국정농단의 책임, 대선출마설에 대한 본인의 입장 등 곤란한 질문을 피하고 싶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황교안 권한대행은 한국갤럽 2월 1주차 주간집계(2월 1~2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3명 대상,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해 전화인터뷰 방식으로 실시,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 응답률 20%)에 따르면 황교안 권한대행은 9%의 지지를 얻어 3위에 위치했다.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아직 출마할지 여부에 대해 말씀을 안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저 정도의 지지가 나온다는 건 충분히 보수 단일후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암시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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