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1조 원대 사기행각으로 충격을 줬던 IDS홀딩스가 언론을 이용해 자신들의 범죄행각을 은폐하려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IDS홀딩스는 홍콩 FX마진거래에 투자하겠다며 불특정다수로부터 1조 960억 원을 투자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는 금융사기업체다. 검찰은 지난 24일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미디어스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IDS홀딩스는 마케팅 전문회사인 T사에 온라인브랜드관리를 맡겨 자신들의 사기행각을 은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자료는 T사가 지난해 8월 작성해 IDS홀딩스에 보고한 내용으로, IDS홀딩스가 T사에 의뢰한 내용과 결과가 상세히 적혀 있었다.

▲미디어스가 단독 입수한 IDS홀딩스 온라인브랜드관리 보고서 일부. ⓒ미디어스

IDS홀딩스는 T사에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글을 온라인상에서 희석시키는 일을 의뢰했다. IDS홀딩스는 '가능한 한 핵심 안티를 자극하지 않고 공격하지 않는 방향', '작업이 아닌 자연스럽게 진행' 등 구체적인 방식까지 지시했다. IDS홀딩스가 지칭한 핵심 안티는 자신들의 사기행각을 지속적으로 고발해온 시민단체와 금융관련 카페 등이다. 이들은 '상황의 실시간 대처 및 공격에 대비한 방어진지 구축'이라는 목표까지 내걸고, 조직적으로 사기행각을 은폐하고 이미지를 세탁을 시도했다.

T사가 IDS홀딩스에 의뢰 진행 현황을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먼저 T사는 지난해 7월과 8월 작성된 내일신문과 신동아의 IDS홀딩스 고발기사의 검색순위를 밀어내기 위한 공작을 펼쳤다. T사는 'IDS홀딩스 홍콩법인, 인도네시아 누산타라 캐피탈 증권 인수 확정', 'IDS홀딩스, 홍콩법인, 인도네시아 금융시장 진출', 'IDS홀딩스 사랑 나눔 3차 이벤트', 'IDS홀딩스, 셰일가스 극동아시아 수출 경쟁력 Up 기자' 등의 홍보기사를 언론에 배포해 고발기사를 밀어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형언론사들도 T사가 배포한 자료를 무분별하게 받아썼다.

T사는 네이버 포스트에 등장한 비즈한국의 'IDS홀딩스, 셰일가스 투자자 모집 논란', 'IDS홀딩스 사태, 조희팔 피해모임 가세' 기사들을 방어해 포털에 노출시키지 않았다고 보고하고 있었다. 이들은 철저하게 홍보기사로 언론을 통제했다. 미디어스는 앞서 언론사들이 사기업체 IDS홀딩스에 대한 홍보기사를 작성하는 행태를 고발한 바 있다.(관련기사▶IDS홀딩스 고발기사는 왜 사라질까/9월 6일자) 의문의 홍보기사들이 등장하게 된 흑막이 드러난 셈이다.

▲미디어스가 단독 입수한 IDS홀딩스 온라인브랜드관리 보고서 일부. 비판기사를 밀어내기 위한 시도를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스

T사는 IDS홀딩스에 비판적인 내용의 키워드들도 포털 연관검색어에서 모두 사라지게 했다. 그리고 IDS홀딩스에 유리한 내용이 검색되도록 연관검색어를 조작했다. T사는 IDS홀딩스의 사기행각을 지속적으로 고발해온 B카페를 30분 단위로 모니터링하고, 블로그에 월 평균 20개 이상의 IDS홀딩스 관련 콘텐츠를 배포해 상위 페이지를 유지했다. T사는 "안티 콘텐츠가 월 평균 10여 개 이상 생성되나 상위 10위 진입은 절대 불가능 상태"라고 IDS홀딩스에 보고했다.

네이버 지식IN에 문의된 IDS홀딩스 관련 콘텐츠도 모두 호의적인 내용의 콘텐츠만 남아있도록 조작했다. T사가 IDS홀딩스에 보고한 내용에는 지식IN 관련 IDS홀딩스 비판 글을 지난해 7월 삭제 처리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T사는 IDS홀딩스 관련 동영상을 제작·배포하고, 블로그와 카페 활동을 통해 IDS홀딩스에 부정적인 사진이 포털에 상위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했다. 아울러 T사는 ▲추석 귀성길 사랑 나눔 이벤트 진행 ▲인도네시아 관련 콘텐츠 배포(뉴스, 카페, 블로그 등) ▲신규 안티, 기존 안티 글 순위와 노출 모니터링 실시간 대처 ▲온라인 콘텐츠 관련 상위 유지 프로그램 확장 운영으로 안정화 유지 등의 2016년 8월 이후 운영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당시 IDS홀딩스 검색 시 등장하는 기사. (사진=네이버 캡처)

IDS홀딩스의 이러한 사기은폐행각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원인 중 하나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당수 피해자들이 언론과 포털을 통해 등장하는 홍보성 글들을 읽고 안심하고 IDS홀딩스의 마수에 빠져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피해자 A씨는 "유명 언론사에서 IDS홀딩스를 홍보하는 기사를 다수 읽었다"면서 "언론을 믿고 IDS홀딩스를 믿고 투자했다가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IDS홀딩스의 의뢰를 수행한 T사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T사는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마케팅 전문회사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온 회사다. T사의 대표인 배 모 씨는 인터넷언론을 운영하고 있는데, 해당 언론사의 홈페이지에는 2015년 7월부터 47건의 IDS홀딩스 홍보기사가 게재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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