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25일 예정된 KBS 좌담회에 공식적인 불참 의사를 밝혔다. 문 전 대표의 공보 역할을 맡고 있는 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이날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표는 KBS 측이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으면 불참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사실상 좌담회 불참을 확정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더불어포럼' 창립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포럼은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회 각계인사들 모임으로 김응용 전 프로야구 감독, 드라마 '풀 하우스' 원작 만화가인 원수연 웹툰협회 회장 등 23인이 공동대표로 참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수 의원에 따르면, 문 전 대표 측은 24일까지도 수차례 KBS 측 관계자와 국회 출입 KBS 기자들과 접촉하며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으면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황교익 씨는 KBS<아침마당> 제작진과 만나 대화를 나눴지만, 제작진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황 씨는 제작진에 ‘이런 얘기를 전달할 거였으면 만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날 오전 KBS측은 “문 전 대표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불참’ 의사를 받지 않았다”며 “현재 방송은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 KBS홍보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표 측으로부터 받은 연락은 여전히 없는 것 같다”며 “현재 제작진은 이번 일과 관련해서 회의를 진행 중이다. 회의가 끝나는 대로 정리된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KBS측이 낸 입장에 대해 “KBS제작진 쪽에서 문 전 대표의 의중을 정확하게 이해를 못했거나 가볍게 생각했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다”며 “KBS 측은 황 씨와 만난 뒤 얘기가 잘 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전 대표의 KBS 좌담회 불참에 대해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에게 검증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의무”라며 “꼭 출연해 자질을 검증받을 기회를 제공해달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 대표의 발언에 대해 “문 전 대표가 좌담회에 불참하는 것은 검증 차원의 문제라기보단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에 대한 문제”라며 “특정 정치인을 지지한 다는 이유로 교양프로그램마저 출연을 못하게 된다면, 표현의 자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14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문 전 대표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KBS로부터 출연 보류 통보를 받았다. 이에 문 전 대표 측은 KBS에 납득할 만한 조치를 요구하며 좌담회 불참을 시사한 바 있다.

KBS 측은 지난 19일 공식 입장을 내고 “선거기간 중 비정치 분야 취재를 하는 경우, 후보자 또는 캠프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거나 특정 정당·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을 인터뷰하거나 방송에 출연시키지 않도록 주의한다”는 제작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라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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