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묵, 유광호 KBS 부사장의 사표가 수리된 가운데 KBS이사회(이사장 손병두)가 4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신임 부사장 임명 동의에 관한 문제를 논의한다.

KBS부사장은 방송법 제49조에 따라 ‘부사장 임명동의’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KBS이사회가 KBS사장이 일차적으로 선임한 부사장에 임명 동의를 해줘야 최종 선임된다.

하지만 3일 오후 3시 현재, KBS이사들은 아직까지 신임 부사장으로 어떤 이들이 일차 선임됐는지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 2008년 8월 27일 오전 KBS본관 앞에서 이병순 KBS 신임사장(원 안)이 취임식장에 가기 위해 청원경찰을 동원해 'KBS사원행동'의 출근 저지를 뚫고 본관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안현우

김영호 KBS이사(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이병순 사장이 누구를 신임 부사장으로 선임했는지 아직까지 통보받지 못했다. 부사장으로서의 적절성 등을 충분히 검토할 만한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임명에 동의할 수 있겠느냐”며 “투명하고 합리적인 인사 절차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창근 KBS이사(광운대 교수)도 “사장이 어떤 이를 부사장으로 선임했는지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며 “다른 이사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임 부사장이 4일 이사회에서 임명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영호 이사는 “이병순 사장의 잔여임기가 80일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요 간부들이 뚜렷한 이유없이 집단으로 사직한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일”이라며 “인사권은 KBS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 중 하나다. 내일(4일) 회의에서 갑작스럽게 이뤄진 이번 사태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KBS 이사회가 퇴직금누진제 폐지에 따른 보수규정안에 대해 두 차례 승인을 보류하자 이병순 사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해석에 대해 “퇴직금 누진제때문이라면 담당본부장만 책임지면 되는데 왜 연관성이 없는 간부들까지 모두 사직서를 냈느냐. 납득되지 않는다”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이창근 이사도 간부들의 일괄 사퇴에 대해 “갑작스럽다. 어떤 취지로 이렇게 됐는지 일단 내일(4일) 이사회에서 상황을 자세히 들어봐야 한다”며 곤혹스러움을 표시했다.

간부들의 사퇴 배경과 관련해, 이병순 사장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인 본부장 신임투표(16~17일)를 앞두고 이 사장이 연임을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KBS에서 신임 부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는 본부장 중 한명인 J씨와 ‘MB특보’ 출신인 Y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KBS직원은 “특보출신의 경우, 반발이 너무 심할 것이기 때문에 이병순 사장으로부터 신임을 받는 J씨가 유력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차기 사장직을 놓고 이병순 사장을 제외한 세력으로부터도 로비가 많이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측 KBS이사로서도 친이계열의 부사장에 동의해주는 것이 상당히 난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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