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박효종 위원장이 ‘JTBC의 태블릿PC 보도는 허위·왜곡 보도’라고 주장하는 보수단체 대표들과 면담했다. 이들은 면담과정에서 “안건 심의 날짜를 목요일까지 못 박아 달라”고 요구했다. 보수단체가 방통심의 위원장에게 법에 정해진 절차까지 어겨가며 심의를 진행하라고 막무가내 요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 박효종 위원장이 23일 오후 ‘JTBC의 태블릿PC 보도는 허위·왜곡 보도’라고 주장하는 ‘태블릿PC조작진상규명위원회’ 대표 김경재 총재, 미디어워치 변희재 전 대표 등과 면담을 가졌다.

방통심의위 관계자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오후 3시30분경 보수단체 대표들을 만나 약 1시간40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박 위원장은 보수단체 대표들에게 민원심의 절차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 한 뒤, 민원이 들어온 ‘JTBC의 태블릿PC 보도 안건들’에 대해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고, 준비가 완료되면 절차에 맞게 심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보수단체 쪽에서 안건이 올라가는 날짜를 못 박아달라고 요구했는데 ‘위원장은 안건 상정이 합의제이니 본인이 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위원들과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날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JTBC의 태블릿PC 보도와 관련) 최초로 민원이 제기된 것이 12월14일인데, 민감한 안건의 경우 약 2달 정도 가는 경우가 왕왕 있다”며 “현재 민원인들의 (JTBC가) 조작 방송을 했다는 주장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23일 오후 방통심의위원회 박효종 위원장과 면담을 하러 들어가기 전 보수단체 대표들과 회의 중인 미디어워치 변희재 전 대표.(사진=미디어스)

변희재 전 대표는 박 위원장과 면담을 가진 뒤 “(JTBC와 관련 제기한 안건에 대해) 언제 올리는 것까지 날짜를 못 박아달라고 ‘목요일까지 올려달라’고 하니 죽었다 깨어나도 날짜는 못 말하겠다고 했다”며 “그것마저 못하겠으면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성명을 내달라고 하니 (박 위원장은) 사퇴할 생각도 전혀 없어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변 전 대표는 “(방통심의위) 직원들 중에는 여러 명이 (좌파세력과) 유착 돼있다. (박 위원장 및 방통심의위 직원들이) 탄핵세력에 겁을 먹고 심의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박효종 위원장은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23일 오후 친박 보수단체 회원들이 목동 방송회관 1층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미디어스)

친박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날 현재시각 오후 6시20분까지 목동 방송회관 1층에서 불법 농성을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건물 밖에서도 ‘박효종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찰 병력들은 건물 1층과 외부에 배치돼 있는 상태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친박 보수단체들의 집회에 대해 “불법 점거 농성”이라며 “건물주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시설관리담당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방통심의위는 방송회관 입주사기 때문에, 경찰이나 코바코가 서로 상의해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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