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비박계로 분류되는 박순자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에 입당했다. 박 의원의 탈당으로 2차 집단탈당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른 비박계 의원들의 탈당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23일 박순자 의원(왼쪽)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향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창당준비위원장에과 손을 맞잡은 모습. 아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23일 박순자 의원은 "어떻게든 새누리당에 남아 무너진 보수를 바로세우려 안간힘을 썼으나 이 당은 국민염원에 부흥할 수 없는 공당으로 이미 부패의 상처가 너무 깊어 저 하나 힘으로 역부족"이라면서 탈당 의사를 밝혔다.

박순자 의원이 탈당하면서 새누리당 현역 의원들의 2차 집단탈당도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이 24일 정식으로 창당함에 따라 이 시기에 맞춰 새누리당을 탈당해 합류하는 현역의원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1차 탈당 당시 이름을 올렸다 보류한 나경원, 심재철, 윤한홍 의원과 함께 정유섭, 이철규, 홍철호 의원 등도 탈당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의 경우 당장은 합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일단 탈당을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심재철 의원의 경우 새누리당 소속의원을 대표해 국회부의장직을 맡고 있다. 개인의 정치적 선택을 떠나 부의장 자리를 두고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있다.

나경원 의원의 경우, 명분이 서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27일 1차 탈당에서 나 의원은 탈당을 보류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나 의원은 정강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유승민 의원과의 마찰, 주호영 원내대표 추대 등의 이유로 탈당을 보류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게다가 지난 22일 바른정당은 정병국 의원을 당 대표로 추대하는 데 합의했다. 나 의원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다.

▲지난 12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왼쪽)의 귀국에 맞춰 사당동 자택으로 마중나간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나경원 의원이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행보에 따라 자신의 행선지를 결정할 거란 얘기도 나온다. 지난 12일 반 전 총장 귀국 당시 동작구 사당동 반 전 총장의 자택으로 마중을 나간 바 있다. 이를 두고 나 의원이 반 전 총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었다.

반기문 전 총장의 행선지는 결국 바른정당이 될 거라는 분석이 많다. 탈당을 보류했던 박순자 의원이 이날 새누리당을 떠나 바른정당에 합류한 것도 반 전 총장의 바른정당행에 힘을 싣고 있다. 박 의원의 주선으로 반 전 총장은 지난 17일 함께 팽목항을 방문해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족을 만났다.

따라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장 탈당이 부담스러운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반 전 총장의 바른정당 합류 시기에 맞춰 새누리당을 탈당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한편 이날 박순자 의원의 합류로 바른정당은 31명의 현역의원을 보유하게 됐다. 국민의당과 7석 차이로 원내4당이다. 새누리당의 의석수는 96석으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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