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경쟁에서 선두를 다퉜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 격차가 확 벌어졌다. 문재인 전 대표는 30%선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반기문 전 총장은 각종 악재로 지지율이 10%대로 하락했다.

23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의 1월 3주차 주간집계에 따르면,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문재인 29.1%(▲3.0%p) 반기문 19.8%(▼2.4%p) 이재명 10.1%(▼1.6%p) 안철수 7.4%(▲0.4%p) 안희정 4.7%(▼0.2%p)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총장의 희비가 엇갈린 게 특징이다. 여야 차기주자들의 융단폭격을 받아온 문 전 대표는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본인이 기록했던 여야 대선주자 다자구도의 기존 최고치를 21개월 만에 경신하고 30% 선에 다가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 12일 귀국 이후 일주일이 지난 반기문 전 총장은 조사일 기준 5일 연속 하락하면서 거의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지지율이 하락했다. 특히 탄핵정국이 이어졌던 작년 12월 1주차 이후 6주 만에 처음으로 10%대로 내려앉으며, 문재인 전 대표와의 격차가 10%p에 가깝게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대담집 출간’ 등 대선공약 제시와 광주·부산 등 지역행보를 강화했던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주 1월 2주차 주간집계 대비 3.0%p 오른 29.1%로, 2015년 4월 3주차에 자신이 기록했던 여야 대선주자 전체의 기존 최고치(27.9%)를 21개월 만에 경신하며 30% 선에 다가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일 일간집계에서 31.3%로 자신이 기록했던 여야 대선주자 전체의 기존 일간 최고치(29.6%, 2015년 4월 10일)를 650일 만에 경신하며 조사 이래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이후 20일에도 30%대를 유지했고, 주간으로는 여성층에서 처음으로 30%를 넘어서는 등 수도권과 충청권, 20대와 30대, 60대 이상,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 중도층을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일제히 상승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귀국 이후 각종 행보에서 불거진 구설 보도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2.4%p 내린 19.8%로 나타났다. 탄핵정국이 이어졌던 작년 12월 1주차(18.8%) 이후 6주 만에 처음으로 20%선이 붕괴되며 문재인 전 대표와의 격차가 9.3%p로 벌어졌다. 특히 20일 일간집계에서는 16.4%로 ‘국정농단’ 정국이 이어지던 작년 11월 10일(14.8%)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로 떨어졌다.

국민복지 확대 등 대선공약 제시를 본격화하고 공식 대선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1.6%p 내린 10.1%로 2주 연속 하락하며 안철수 전 대표에 오차범위 내에서 쫓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4.7%로 지난주 주간집계 대비 0.2%p 내렸으나 5위를 이어갔고, 새로 조사에 포함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4.6%를 기록하며 6위로 출발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23일 오전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 “권한대행으로서 국내·외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또 국정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면서 거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은 오직 그 생각뿐”이라며 “지지율에 관한 부분은 저와는 직접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MBN·매일경제 ‘레이더P’ 의뢰로 1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 동안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2,52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90%)·유선전화(10%) 혼용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15.3%(총 통화시도 16,459명 중 2,520명 응답 완료)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였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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