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지난 20일 ‘2016년 12월 이달의 나쁜 방송’으로 MBC의 태블릿PC 보도를 꼽았다. 이들은 MBC가 태블릿PC와 관련, 리포트 한 총 11꼭지의 보도에 대해 “태블릿PC로 끝까지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했다”고 평가했다.

민언련은 “지난해 10월 24일 JTBC의 ‘최순실 PC’ 보도로 박근혜 대통령 국정파타 사태가 불거지자 MBC는 7개 방송사 중 유일하게 곧바로 ‘태블릿PC 흔들기’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MBC<뉴스데스크>는 <“선임자 요청으로 개통…사용자 모른다”>(10월27일자)를 통해 태블릿PC의 진위를 문제 삼았다.

이틀이 지난해 29일에는 검찰이 태블릿PC 소유자가 최순실인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단독을 달아 보도했다. 하지만 12월7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최순실은 태블릿PC를 사용할 줄 모른다”는 고영태 씨 증언이 나오고 여당 위원들의 태블릿PC 관련 위증공모 의혹이 나오자 MBC는 12월 한 달 간, 태블릿PC 문제와 관련된 보도만 11꼭지를 냈다.

MBC<뉴스데스크>는 <“최순실은 태블릿PC 사용 못 하는 사람”>(12월7일자)에서 “고 씨 증언이 최 씨가 검찰 조사에서 태블릿PC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며 일관되게 주장해온 것과 일치”한다면서 “태블릿 PC의 출처가 정확해야 법정에서 증거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어서 앞으로 태블릿 PC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MBC<뉴스데스크> 2016년12월7일 보도 화면 갈무리.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20일 ‘태블릿PC 흔들기’ 보도를 '이달의 나쁜 방송'으로 뽑았다.

또 <태블릿 PC의 정체는?…꼬리 무는 ‘의혹’>(12월8일)에서는 “최 씨도 검찰조사에서 일관 되게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며 고 씨 증언을 바탕으로 “검찰은 2대의 태블릿 PC를 확보했다”고 단정하기도 했다.

12월17일 새누리당 이만희·이완영 위원이 최순실 측근인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만나 태블릿 PC의 출처와 사용자가 최순실이 아닌 것으로 몰아가자고 공모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박사모’ 등 박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JTBC가 태블릿PC를 훔쳤고 증거 내용을 조작했다는 막무가내 의혹 제기가 나올 시점이었다. 일각에서는 친박계 의원들이 ‘태블릿PC 흔들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일었다.

MBC<뉴스데스크>는 17일 <태블릿PC의 주인은 누구? 증거 능력 공방>이란 보도에서 “검찰은 태블릿PC 의혹에 대한 수사에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했고, 20일 <모두 부인하는 태블릿 PC…입수 과정 조사>에서는 “검찰이 확보한 태블릿 PC는 모두 2대”라는 고영태 씨의 주장을 재차 반복했고, “태블릿PC는 두 대나 확보됐지만 주인은 없고 모두들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MBC는 태블릿PC와 전혀 상관없는 보도에서 태블릿PC를 거론하고 억지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뉴스데스크>는 12월18일 <불출석에 “모른다”…국정조사 실효성 논란> 리포트에서 국정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최순실이 태블릿 PC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고영태 씨의 증언 등 나름 성과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12월22일 <사활 건 ‘위증’ 공방…특검 수사 의뢰>에서는 “더블루K 사무실의 CCTV를 통해 건물관리인이 JTBC 기자에게만 문을 열어준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태블릿 PC 입수를 ‘무단 반출’로 보고 절도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이라며 ‘JTBC 태블릿PC 무단반출설’을 보도로 공식화했다.

민언련은 “검찰이 ‘최순실PC라는 증거’로 공식 발표한 최 씨의 동선과 일치하는 위치 정보, 최 씨의 셀카와 가족 사진, 비공개 박 대통령 사진, 최 씨가 작성한 문자 메시지 및 카카오톡 메시지 발신 기록 등은 제대로 언급조차 한 적이 없다”면서 “반면 ‘검찰 확보 PC는 2대’ ‘JTBC 무단반출’과 같은 근거 없는 유언비어는 사실인 양 보도에 버젓이 포함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월 11일에는 최 씨의 조카인 장시호가 검찰에 제출한 ‘진짜 두 번째 태블릿PC’를 검찰이 실물 공개했다”며 “이로써 ‘검찰 PC 2대’라는 MBC의 허위 프레임은 저절로 반박되어 버렸다. MBC는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관련 보도를 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MBC가 12월 한 달 간,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를 축소하기 위해 진력한 ‘태블릿PC 흔들기’ 보도는 12월 최악의 보도이자, 언론 역사에서 길이 남을 만한 ‘친정부 기획 보도’라 할 만 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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