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마당> 작가·PD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단 이유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를 출연 금지시킨 것에 대해 “개인의 전문성과 관련된 분야에서 얘기하는 것까지 출연 정지를 시킨 것은 지나치다”란 지적이 나왔다. 문 전 대표는 항의 차원에서 KBS 주최 대선 주자 좌담회 출연 일정 취소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민주당도 “KBS 사장을 불러 따져 물어야 할 문제”라며 반발했다.

성공회대 최진봉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9일 오후 CBS라디오<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KBS의 황 씨 출연 금지 논란에 대해 “KBS 제작 가이드라인은 정치적인 영향을 미칠 것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라며 “황교익 씨가 <아침마당>에 나가서 하려고 했던 프로그램의 내용 자체가 본인의 전문성과 관련된 부분인데, 본인이 잘 알고 본인이 전문성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얘기하는 거까지 출연을 정지시키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KBS 1TV '아침마당' 목요특강 코너에 출연을 섭외 받았지만 열흘 만에 무산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 이유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침마당' 제작진은 "출연 일정을 조율하던 중 황씨가 문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더불어포럼'의 공동대표로 참여했고, 이를 인지한 즉시 대선정국에 돌입한 현시점의 민감성을 고려해 출연 시기를 잠정 연기해줄 것을 권유했다"고 전했다. 2017.1.19 [연합뉴스 자료사진]photo@yna.co.kr(끝)

최 교수는 “KBS 지금 출연되는 많은 사람들 중에 새누리당에 당적을 갖고 있거나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경향이 있거나 이런 분들이 없을 거라고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며 “(KBS가 황 씨를 출연 정지시킨다면) 그 모든 사람을 다 출연 정지시켜야 된다”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KBS가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출연진 선정에 엄격할 수 있다는 주장에 “그것은 맞다. 하지만 이분이 출연하려고 하는 프로그램은 음식과 관련된 얘기였다”며 “거기에 무슨 정치적인 색깔이나 정치적 내용이 들어간 것도 아니었고 그것도 생방송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녹화로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면 얼마든지 프로그램을 방영 안 하거나 조율이 가능한 건데 그런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항의 차원에서 25일로 예정된 KBS 주최 대선 주자 좌담회 출연 일정 취소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해당 논란을 'KBS판 블랙리스트'로 규정, “이를 규탄하며, 바로잡기를 바란다”며 "이 문제는 상임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KBS 사장을 불러 따져 물어야 할 주제"라고 말했다.

▲KBS<아침마당> (사진자료=KBS)

한편, 19일 CBS라디오<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한 황 씨에 따르면, 지난 12월 말 황 씨는 KBS<아침마당> 작가와 PD로부터 ‘맛있는 식재료 고르는 요령’을 주제로 강연을 해달라는 출연 요청 받았다. 방송은 2월에 녹화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지난 14일 황 씨는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모임인 ‘더불어포럼’ 발족식에 참여하고 공동대표를 맡았다. 공동대표는 약 20명이었고 황 씨는 그 중 한 명이었다.

황 씨는 16일 저녁 KBS<아침마당> 작가·PD로부터 특정 정치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분은 KBS에 출연하기 어렵다며 출연을 미뤄야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황 씨가 해당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했고 언론에 보도되기까지 했다.

KBS측은 공식 입장을 내고, “선거기간 중 비정치 분야 취재를 하는 경우, 후보자 또는 캠프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거나 특정 정당·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을 인터뷰하거나 방송에 출연시키지 않도록 주의한다”는 제작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라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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