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봉하마을을 찾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연합뉴스)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평가받고 있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이번에는 동생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17일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반기문 전 총장의 동생인 반기호 씨의 미안마 사업과 관련해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반기호 씨는 KD파워 사장, 보성파워텍 부회장으로 재임하다가 최근 사임했으며, 현재는 에스와이패널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반 씨가 소속됐던 세 회사는 모두 미얀마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정미 의원은 KD파워와 함께 반기호 씨가 2014년 10월부터 부회장으로 재직했던 보성파워텍의 미얀마 진출 사업과 관련해 UN의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015년 1월 21일 반기호 씨가 직접 참석한 보성파워텍과 미얀마 정부 사이의 사업회의에 'UN대표단'이 참석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 산업자원통상부 관계자도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미 의원은 당시 반기호 씨와 미얀마 정부관계자, UN인사로 추정되는 관계자가 함께 찍힌 사진도 폭로했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동생 반기호 씨가 보성파워텍 재직 당시 미얀마 관계자와 UN관계자가 참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업회의에 동석한 모습. (사진=이정미 의원실 제공)

이정미 의원은 미얀마 현지 기사와 미얀마 정부 계정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포착했다. 당시 회의에 대해 UN전문매체인 이너시티프레스의 매튜 리 기자는 UN대표단이 참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미 의원은 "민간 사업자가 추진하는 사업에 UN대표단이 관여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의문스럽다"면서 "UN대표단이 왜 거기에 있었는지, UN대표단으로 참석한 사람이 누구인지, UN대표단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기호 씨가 자신의 형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에게 보낸 글로벌컴팩트 가입신청서. (사진=이정미 의원실 제공)

의혹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반기호 씨는 지난 2010년 'KD파워' 사장으로 취임했고, KD파워가 미얀마에 진출한 2012년 9월 21일 'UN 글로벌컴팩트'에 가입했다. UN 글로벌컴팩트에 가입하면 UN 조달시장 정보가 제공되고, UN글로벌컴팩트 비즈니스 지도자 포럼에 초청되는 등의 혜택을 받는다.

UN 글로벌컴팩트에 가입한 한국 기업은 대기업 40개, 중소기업 33개에 불과하다. 가입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UN글로벌캠팩트에 가입하려면 UN사무총장에게 직접 서류를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당시 사무총장이 바로 반기문 전 총장이다. 반 전 총장이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KD파워는 미얀마에서 2012년 4월부터 태양열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석탄화발전소, 망간채광 사업도 하고 있다. 아울러 연면적 1만7000평, 16층 높이에 달하는 '한·미얀마 비즈니스센터' 사업도 진행중이다.

UN글로벌캠팩트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10대 원칙을 준수해야 하는데, 그 중 하나인 친환경 원칙에 KD파워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정미 의원의 주장이다. 결국 KD파워는 2015년 9월 10대 원칙 이행보고서 미제출로 UN글로벌컴팩트에서 제명당했다.

또한 공교롭게도 KD파워가 미얀마 태양광사업에 본격 진출한 2012년 4월 반기문 전 총장이 미얀마를 공식 방문했다. 당시 반 전 총장은 "국제사회가 미얀마의 경제 재제를 풀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정미 의원은 "(반기호 씨는) 자신의 형이 UN사무총장임에도 불구하고 인권증진이나 환경보호에는 전혀 상관없는 망간채광사업과 석탄화력발전소를 추진하다가 결국에는 2015년에 'UN 글로벌컴팩트'에서 제명까지 당하는 망신을 겪었다"면서 "반기문 전 총장은 KD파워의 UN 글로벌컴팩트 가입과 관련해 특혜가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