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FX마진거래에 투자하겠다며 1만2076명으로부터 1조 968억 원을 끌어모아 제2의 조희팔이라는 별명을 얻은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가 지난 9일 재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25년을 구형받았다. 재판 직후 김 대표의 석방을 요구하는 IDS홀딩스 투자자대책위원회(IDS투대위) 회원들이 피해자와 피해자 측 변호인을 감금·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준 바 있다. IDS투대위 회원들은 김 대표가 석방돼야 자신들이 투자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IDS홀딩스 투자자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약탈경제반대행동의 기자회견을 방해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의소리 정찬희 기자)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12일 IDS투대위로부터 감금과 폭언 피해를 당한 이민석 변호사는 약탈경제반대행동 등 시민단체와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IDS투대위의 집단 폭력 사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또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현수막을 펼치고 기자회견을 하는 약탈경제반대행동 앞을 IDS투대위 회원들 수백 명이 가로막은 것이다. 이민석 변호사는 사건개요를 설명하려고 시도했으나, IDS투대위 회원들의 압박으로 기자회견을 중단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IDS투대위 회원들은 기자회견을 취재하는 기자의 취재까지 방해하는 등의 행각을 벌였다. 이날 기자회견을 취재하기 위해 검찰청 근처를 방문한 '서울의소리' 정찬희 기자는 영상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가 IDS투대위 회원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상황을 겪었다. 일부 IDS투대위 회원들은 정 기자가 찍은 영상을 봐야겠다며 몽니를 부리기도 했다.

정찬희 기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제가 기자회견을 촬영하고 있는데 돌연 사람들이 다가와서 '내 얼굴을 왜 찍느냐', '찍지마라', '찍은 걸 봐야 겠다'면서 저를 쫓아다녔다"면서 "제가 특정해서 찍은게 아니니 일단 기자회견 취재 후 보여주겠다고 했는데도, 지금 봐야 한다면서 계속 쫓아 다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정 기자는 "기자회견을 하려고 하는데, IDS투대위 측에서 수백명이 몰려와 기자회견 하는 앞을 계속 왔다갔다 지나가는 촌극이 벌어졌다"면서 "결국 기자회견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준비한 이민석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하는데 IDS투대위가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면서 "IDS투대위의 방해로 기자회견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고소장을 내려고 하는데 IDS투대위 사람들이 검찰청으로 몰려가는 바람에 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30분 정도 대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결국 검찰청에 갈 수가 없어서 검찰청 직원이 고소장을 받아 가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IDS홀딩스 투자자대책위원회 회원들을 폭행 등으로 고소한 이민석 변호사. (사진제공=서울의소리 정찬희 기자)

약탈경제반대행동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12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예정된 '사기집단 IDS홀딩스 잔당 세력의 감금, 폭언, 폭력 엄벌 촉구 기자회견'은 무산됐다"면서 "미리 기자회견장에서 대기 중이었던 IDS투대위 조직원들은 기자회견 시작 전부터 취재 온 여기자를 위협하고, 기자회견을 시작하자 150여 명 정도의 조직원들이 몰려와 기자회견 참석자들을 가로 막거나 폭언을 하며 방해했다"고 전했다.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처음부터 기자회견 무산을 목적으로 IDS투대위는 많은 조직원을 동원했던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현장에서 조직의 대표자로 보이는 여성의 지휘로 일사불란하게 기자회견을 방해하는 조직적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민석 변호사는 9일 법정에서 벌어진 IDS투대위의 폭력 사태에 대해 IDS투대위 회원들을 12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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