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자연씨 관련 수사 선상에 있던 유력인사 10명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진실 규명을 촉구해 온 유지나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가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유 교수는 20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수사 발표는 “검찰이 정의로운 법 집행에 관한 레벨(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대한민국 수사기관은 “정의감이 없다”고 비난했다.

▲ 영화평론가 유지나 교수

검찰 발표에 놀랄 것도 없었다는 유 교수는, 무혐의 처분 등으로 수사를 종결한 자체가 바로 우리 사회 오랜 “침묵의 카르텔을 입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성 연예인 성상납 관행 등에 대한 (암묵적) 카르텔이 어느 정도까지 공고한지 드러난 수사 발표다” - 유 교수의 종합진단이다.

유 교수는 특히, 여성 연예인들이 갖가지 희생을 강요당하는 현실이 “현 정권 탓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진보·보수와 관계없다”라고 강조하고 “이런 일들이 앞으로도 수없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 차원에서 문화적으로 (규명)작업을 지속해나갈 것”이라며 향후 의지를 내비쳤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과 연계해 연예계 내부의 그늘진 곳을 계속 파헤치겠다는 각오다.

유 교수는 또한 양심있는 정치인들과의 직간접적 공조도 요구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 및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지난 5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자연씨 사건 관련 특별검사 임명 입법청원을 제기한 바 있다.

통화 말미에 그녀는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다”면서 “이번(발표만)으로 끝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언론의 분발도 호소했다.

지난 19일 검찰은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대한 수사를 장씨의 소속사 전 대표와 전 매니저 등 2명만 입건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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