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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문학동네 블랙리스트 "문학 존재 근거 흔드는 일"언론노조·한국작가회의, 블랙리스트 작성자 처벌 촉구
이준상 기자 | 승인 2017.01.12 16:46

박근혜 정부가 만든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옥죄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관련 책들을 발간한 ‘창작과 비평’, ‘문학동네’ 등의 출판사에 대해 ‘좌파 문예지’라고 낙인찍으며 문체부 지원 정책 수정을 지시했다는 진술도 특검 수사를 통해 나왔다. 이에 대해 한국작가회의는 “문학 존재 근거를 흔드는 것”이라며 개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작가회의는 12일 오후2시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판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하고 집행한 이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작가회의 홍기돈 대변인, 출판노조협의회 박세중 의장, 전국언론노동조합 김환균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작가회의는 1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출판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하고 집행한 이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홍기돈 한국작가회의 대변인은 “약자의 상처에 공감하는 것이 문학의 사명이다. '눈먼자들의 국가(문학동네), 금요일에 돌아오렴(창작과 비평)'은 문학의 존재를 증명한 것”이라며 “그런데 대통령까지 나서서 (세월호 관련 책을 출판한) 출판사에 대해 좌파라고 규정하고 지원하지 말라고 했다는 데 이것은 문학 존재 근거를 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기돈 대변인은 “출판 버전의 블랙리스트 사태와 관련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한 뒤 “대학 교수에 대해서도 ‘리스트가 있을 것’이란 말도 돌고 있고, 민교협에서도 그것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학동네가 출간한 '눈먼자들의 국가'(왼쪽), 창작과 비평이 내놓은 '금요일에 돌아오렴'. 두 책 모두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박세중 출판노조협의회 의장은 “출판 생태계 파괴는 소형 출판사 그리고 출판노동자, 독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출판사에서 지원 문제는 대단히 중요한 것인데 블랙리스트 등이 있다는 것 자체가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세중 의장은 “출판 산업은 정부 지원 아래 노사가 함께 해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 출판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출판계의 박근혜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블랙리스트라는 무서운 말인데 일상화된 것 같다. 박근혜 정부는 법이 부여한 권력을 넘어 여러 분야를 옥죄고 탄압했다”고 비판한 뒤 “탄압하고 옥죌 때는 전시성 프로젝트 밖에 할 수 없게 된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대통령이 지시하고 그것을 비서실장이 구체화하고 행정기구들이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는 내용이 밝혀지고 있다”며 “문화 독재는 반드시 청산해야 하며, 기획자 부역자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문화 독재를 깨는 것은 용기있게 나서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언론노조는 출판의 자유 역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삼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박근혜 정부는 문화 융성이라는 가면 뒤에서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는데 몰두했다”며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비롯해 출판진흥원 이사 선임 개입 등 대통령, 비서실장, 정무수석, 교육문화수석, 문체부 장관, 진흥기관, 정보기관이 총동원돼 국가권력이 조직적으로 문화 다양성과 창작 자율성을 말살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의 불법 행위를 밝히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이들의 지시를 받아 출판 블랙리스트를 집행하도록 주도한 출판문화진흥원장, 문화예술위원장 등 출판 정책 농단 부역자들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준상 기자  junsang0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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