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맨’ 이진강 신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이어 대통령 몫으로 추천된 전용진 위원(정보통신연구진흥원 지적재산권센터장)이 방통심의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출범 직후부터 MBC <PD수첩>, YTN 블랙투쟁 중징계 등으로 ‘정치심의’ ‘편파심의’ 비판을 받아온 방통심의위가 새롭게 ‘MB체제’로의 구성을 완료한 셈이다.

방통심의위는 19일 전체회의에서 전용진 위원을 부위원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통심의위 관계자에 따르면, 정작 당사자인 손태규 전 부위원장은 박명진 전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끝까지 자리를 유지하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부위원장을 제외한 5인의 여당 추천 위원들이 밀어부쳐서 전용진 위원을 신임 부위원장으로 선출했다는 것이다.(▷관련기사: “박명진 사퇴, 청와대 불만때문”)

▲ 이진강 위원장(왼쪽)과 전용진 부위원장(오른쪽)

또한 총 9인의 위원 가운데 손 전 부위원장을 비롯해 3인의 위원은 기존 부위원장이 직무를 계속 수행할 의사가 있으며, 심각한 결격 사유가 없음을 근거로 부위원장을 뽑는 호선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6대3 비율인 방통심의위는 지난 3월 이후 개인적 이유 등을 들어 박천일·정종섭·박정호·김규칠 위원이 사퇴한 데 이어 박명진 위원장까지 사퇴함으로써 손 전 부위원장을 제외한 정부여당 추천 6인중 5인이 물갈이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심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청와대가 불만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여여 갈등의 핵심인물이었던 손태규 부위원장이 다른 위원들처럼 스스로 사퇴하지 않으니까 재호선 방법으로 몰아낸 것”이라며 “자리를 유지하고 싶어한 손 부위원장을 비상임으로 물러나게 한 것은 사실상 나가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선임된 이진강 위원장, 전용진 부위원장은 모두 대통령 몫으로 추천된 인물들이다. 박명진 전 위원장과 손태규 전 부위원장이 각각 대통령 몫, 한나라당 몫으로 추천된 것과 비교할 때 ‘이진강 체제’에서는 청와대의 의중이 한층 강력하게 작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신임 위원장은 대한변협 회장 시절 BBK특검, 미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조중동 불매운동 등의 사안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MB맨’으로 꼽히던 인물. 지난 3월 박정호 위원과 교체된 전용진 신임 부위원장 역시 MBC <100분토론> ‘시청자의견 조작’ 건이 가장 낮은 수준의 법정 제재인 ‘주의’ 조치로 합의될 당시 위원들 가운데서 가장 적극적으로 중징계인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주장한 바 있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박명진 위원장 체제는 ‘정치심의’ 비판을 받긴 했으나 사안마다 한두명의 위원들이 상식선에서 소신 입장을 펴기도 했었다. 여당 추천 위원들끼리의 갈등이 심한 탓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 못했던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이진강 체제’는 정치심의를 위해 한층 강력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것이다. 정치적 사안에 있어서 심의가 지연될 때 청와대의 입맛에 맞게 빨리 처리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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