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측 캠프에 친이명박계 인사들이 다수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언론 대응을 담당했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반 전 총장의 캠프에 이름을 올리며, 언론계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015년 12월15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 전 수석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5.12.15 hama@yna.co.kr(끝)

반 전 총장 캠프 측 이도운 대변인이 11일 첫 언론 브리핑을 열면서, 반기문 캠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른바 ‘마포팀’으로 불리는 이 캠프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김숙 전 유엔대사와 김봉현 전 오스트레일리아 대사,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최형두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김장수·서성교 전 대통령실 행정관, 유창수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 10여명으로 짜여졌다. 안홍준·박진·심윤조 전 새누리당 의원과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은 외곽지원팀으로 분류됐다.

특히, 이동관 전 홍보수석은 이명박 전 대통령(MB) 측 인사로 MB 정권 당시 언론 대응을 담당했다. 지난 2008년 YTN파업과 2012년 KBS·MBC·YTN·연합뉴스·국민일보의 연대파업은 언론자유를 억제하는 MB정부에 대한 언론인들의 저항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당시 언론자유를 외치며 파업에 참여했단 이유로 해직됐던 MBC와 YTN의 언론인들은 여전히 해직상태다.

▲박성제 MBC 해직기자의 페이스북 화면 캡쳐.

박성제 MBC 해직기자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기문 캠프에 MB 때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동관 씨가 합류했다고 한다”면서 “제가 2008년 MBC 노조위원장을 해서 이 분이 어떤 능력을 가진 분인지 잘 안다”고 썼다.

박 기자는 이동관 전 홍보수석에 대해 “임기가 멀쩡이 남은 공영방송 사장들을 갖가지 기묘한 수단을 동원해 자른 다음 MB맨들을 낙하산 사장으로 투하하고, PD수첩 제작진을 체포해 기소하는 등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함께 언론장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선구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분이 반기문 캠프의 언론정책을 담당할 거라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면서 “어쩌면 저는 계속 스피커를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언론탄압이 심했던 MB정권에서 언론 대응을 담당했던 이 전 수석이 반 전 총장의 캠프에 들어갔다는 것에 대한 우려이다. 박성제 해직기자는 MBC에서 해직된 후 스피커 제작에 눈을 돌렸고, 현재 스피커를 제작하는 회사를 차려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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