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오늘 귀국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연대 가능성을 나타내면서도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반기문 캠프 쪽은 이들 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독자적인 세력화를 구상하는 모양새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원내대표는 12일 YTN라디오<신율의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반 전 총장의 정체성이 국민의당과 합치한다고 하면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으로 조건 없이 들어와 안철수, 천정배, 손학규, 정운찬 의원들과 경선을 한다고 하면 좋겠다’고 안 전 대표에게 말했다”면서 “(반 전 총장과 연대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기자회견 하고 있다.(유엔본부=연합뉴스)

박 전 원내대표는 “약 두 달 전 반 총장 측이 만나자고 해서 만났더니 ‘반 총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후 새누리당으로 가지 않겠다. 민주당은 더 가지 않겠다 거긴 완전히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 후보니까. 그래서 국민의당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며 “반 전 총장이 뉴DJP연합 통해 연대를 해보자고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반 전 총장은 (귀국하면) 혹독한 검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하겠다고 밝힌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반 전 총장이) 안보는 정통보수의 길, 경제나 교육, 노동 복지는 개혁적인 길로 가는 것에 동의한다면 바른정당을 선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반 전 총장이 합류하면 공정한 경선을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반 전 총장에 대해 “아직도 그분이 보수인지 진보인지 또 대한민국의 앞날에 대한 비전과 정책, 이런 것이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고 있다”면서 “(반 전 총장이) 대선에 출마하겠다면, 비전과 정책에 대해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캠프 정무를 담당하는 이상일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반 전 총장이 정식 대선 출마 선언을 한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비전, 철학 등을 일종의 공약으로 제시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를 통해 생각을 공유하는 분들이 ‘우리 함께 대한민국 미래를 열어나가는 그런 길을 가보자’ (반 전 총장이) 이렇게 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반 전 총장이 특정 정당을 지금 선택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면서 “본인이 가치와 비전을 말하면 주요 정파나 지도자들과 생각을 교환하고 공통점을 발견하면서 자연스럽게 연대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반 전 총장이 창당을 할 수도 있냐는 질문에 “그것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있고 정치를 잘 아시는 분들이 ‘독자 창당을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말씀을 하고 계신다”면서 “독자창당을 하는 데는 쉽지 않은 문제들이 꽤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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