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에도 미르·K스포츠재단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박근혜 게이트를 덮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의심되는 미르·K스포츠재단 통폐합 논의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 같은 사실을 박근혜 대통령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 (연합뉴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씨의 2차 재판에서 검찰은 안종범 전 수석과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의 통화 녹음내용을 공개했다. 안 전 수석과 정 이사는 지난해 10월 13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기적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9월 말 미르·K스포츠재단을 해산하고 신규 통합재단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힌 이후다.

통화에서 안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의 효율적 운영과 야당의 문제 제기 때문에 양 재단을 해산하고 통폐합할 예정"이라면서 "협조하고 통합 후 안정되면 정동춘 이사장 등 다른 직원의 고용도 승계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런 내용은 대통령에게도 보고해 진행하고 있고, 대통령도 최 여사(최순실)에게 말해둘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동춘 이사장은 "최 여사(최순실)와 협의 하에 전경련 측에 K스포츠재단 존속 의견을 냈는데도 거절당해 서운하다"면서도 "하지만 통폐합 재단에서 직원고용을 승계한다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종범 전 수석과 정동춘 이사장의 통화내용으로 미루어보면, 최순실 씨와 안 전 수석은 박근혜 게이트가 불거진 후에도 미르·K스포츠의 운영과 통폐합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안종범 전 수석의 발언 부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이 내용을 보고 받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아울러 최순실 씨에게도 박 대통령이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할 것으로 추론하는 안 전 수석의 태도로 봤을 때, 과거 최순실 씨와 안 전 수석이 서로 몰랐다는 얘기는 거짓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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