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연합뉴스)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동생 반기상 씨와 조카 반주현 씨가 뉴욕에서 뇌물, 부패 및 돈세탁, 돈세탁 모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사건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반 전 총장의 대권레이스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기문 전 총장 자신의 뇌물수수설, 사이비종교 관련 의혹 등에 이어 이번에는 친인척 비리다. 반 전 총장의 친인척 비리에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되기도 전에 레임덕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베트남 소재 경남기업 소유 복합빌딩인 '랜드마크72'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카타르의 한 관리에게 50만 달러를 건네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관리의 대리인이라고 말했던 말콤 해리스라는 인물이 돈을 받아 전하지 않고 본인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2013년 유동성 위기가 닥치자 1조 원을 들여 베트남에 세운 랜드마크72 매각에 나섰고, 당시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은 회사 고문이었던 반기상 씨를 통해 그 아들 주현 씨가 이사로 있던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콜리어스'와 매각 대리 계약을 맺고, 투자자를 물색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랜드마크72. (연합뉴스)

반기상 씨와 반주현 씨는 카타르의 국부펀드가 랜드마크72 매입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하기 위해 한 관리에게 뇌물을 건네기로 마음 먹고, 이 관리의 대리인을 자처한 말콤 해리스를 통해 뇌물을 건네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말콤 해리스는 카타르 관리와 관련이 없는 인물로 확인됐다.

경남기업의 재정 상황은 더욱 악화됐지만, 반주현 씨는 중동 국부펀드가 랜드마크72를 인수할 것처럼 경남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전했다. 그러나 경남기업은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서고, 성완종 전 회장은 구속 위기에 처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과거 반주현 씨는 '반기문 총장을 통해 카타르 국왕과 접촉할 수 있다'면서 반기문 전 총장이 매각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것처럼 선전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검찰총장 프릿 바바라는 "뇌물 제공과 사기성 매각이 투명한 국제적 비즈니스를 위협하는지 알 수 있는 사건"이라면서 "사법 당국은 뉴욕에서 일어난 국제적 부정부패를 면밀히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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