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이 ‘보도 참사’ 책임자의 사퇴와 해직·징계 기자들의 복귀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4일 입사 3년차 막내 기자 3명(곽동건, 이덕영, 전예지)들이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MBC 막내 기자의 반성문’이란 제목의 동영상을 올린 데 이어 선배 기자들도 이에 동참한 것이다.

김희웅 기자협회장을 포함한 기자협회 소속 96명의 기자들은 지난 9일 유튜브에 ‘MBC 막내기자들의 경위서, 선배들이 제출합니다’란 제목의 동영상을 제작해 올렸다. 지난 6일 최기화 MBC 보도국장은 아침 편집회의에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 3명의 기자들에 대해 11일까지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96명의 선배 기자들은 반발하며 거듭 ‘보도정상화’를 위해 ‘김장겸 보도본부장·최기화 보도국장 사퇴’ 및 해직 기자·징계 기자 복귀를 촉구했다.

▲지난 9일 MBC 기자협회가 유튜브에 올린 'MBC 막내기자들의 경위서, 선배들이 제출합니다'란 제목의 영상 화면 캡쳐.

영상은 앞서 기자 3인이 제작한 영상에서 발언한 내용을 이들보다 선배인 96명의 다른 기자들이 한 명씩 나눠 다시 발언하는 형식으로 구현됐다. 기자 3인보다 13년 먼저 입사한 왕종명 기자를 비롯, 선배 기자들은 “(자신들이 광화문 촛불집회) 중계차 위에 서 있던 MBC 사회부 막내 기자의 선배”라고 소개했다.

앞서 기자 3인이 ‘반성문’ 영상에서 “저희 젊은 기자들은 절망하고 있습니다다”라고 한 부분은 “저희 중견 기자들은”, “MBC에서 2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해온 저희들은 더욱 절망하고 있습니다”로 다시 반복됐다. 이들은 자신들의 실명을 밝히며 “왜 더 진작 나서서 이 사태를 막지 못했냐고 혼내고 욕하셔도 좋습니다”라고 시청자들을 향해 호소했다.

영상 말미에 등장한 김희웅 기자협회장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자고 할 때 이건 말이 아니고 사슴이지 않냐고 저항하지 않았다”면서 “폐허가 된 MBC 뉴스에 대한, 저희 기자들의 경위서 사유”라고 밝혔다. 이어 “진짜 경위서는 MBC 뉴스를 짓밟은 보도책임자들이 써야 한다. 그러나 이제 이들에게 경위서를 요구하지는 않겠다”면서 ‘김장겸 보도본부장, 최기화 보도국장 사퇴’와 해직 기자 징계 기자 복귀를 요구했다.

‘MBC 막내기자들의 경위서’ 영상에 참여한 선배 기자들 명단

왕종명, 이지선, 전종환, 임경아, 손령, 조재영, 김재경, 이정신, 이세옥, 허유신, 남재현, 박주린, 강나림, 고은상, 배주환, 이준범, 박진준, 손병산, 박종욱, 양효걸, 장준성, 노경진, 김혜성, 김수진, 양윤경, 신정연, 이기주, 김정원, 전동혁, 홍신영, 조의명, 백승은, 조윤정, 박장호, 이태원, 이동경, 오현석, 임명현, 박민주, 조효정, 이호찬, 윤효정, 김준석, 박영회, 전훈칠, 이필희, 김병헌, 김미희, 강연섭, 엄지인, 공윤선, 서혜연, 현영준, 김지경, 이학수, 김경호, 신지영, 남상호, 최훈, 유충환, 박범수, 박재훈, 이성주, 곽승규, 김정인, 나세웅, 남형석, 박소희, 염규현, 최형문, 조현웅, 서유정, 정시내, 정규묵, 조승원, 김효엽, 양효경, 한동수, 이남호, 김민욱, 송양환, 장인수, 정진욱, 조국현, 전봉기, 권희진, 이재훈, 노재필, 민병호, 전영우, 김정호, 허지은, 김주만, 고현승, 김재용, 김희웅, 총 9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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