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우리나라를 망친 이 패거리 정치의 민낯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실감했다”고 토로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어제도 (비대위 구성이) 안 될 줄 알았다. 10번이라도 시도하려고 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및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1.10 scoop@yna.co.kr(끝)

지난 6일 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무산된 지 사흘만인 9일 새누리당은 상임전국위원회를 재소집,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을 가까스로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서청원 의원 등 친박 핵심들이 집요하게 방해하며 회의가 5시간가량 늦춰지는 등 온갖 조직적인이 구태가 재현됐다.

인 위원장은 서 의원 등 친박 핵심들이 전국위에 들어가는 의원들을 막아선 거냐는 질문에 “그렇다. 막고 들어오는 사람 못 들어오게 하고 붙잡았다”면서 “이런 건 자유당 때나 있었던 일”이라고 비판했다.

인 위원장은 ‘출장 간 의원들을 티켓 사줘 귀국시켰다’는 지적에 “비행기표를 사준 건 아니고 전국위에서 정식으로 외국에 시찰을 갔던 일이었고, 그 분을 공항에 가서 모시고 온 것”이라고 답했다.

또 ‘정족수를 줄이는 편법을 썼다’는 비판에는 “모양새는 참 안 좋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며 “법적으로나마 하자가 없다는 것이 당 법률지원단의 해석”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서 의원이 형사 고소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 개혁은)국민들이 바라는 일이고 전국위에서 만장일치로 저에게 일임해준 책임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서 의원 등 친박 핵심들이 탈당을 안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의 국정파탄은 새누리당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나간 사람들(바른정당 의원들)은 ‘우리는 책임 없다’고 나갔지만 나간 사람들도 책임이 있다”면서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자기의 책임이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책임져야 될지도 스스로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인 위원장은 윤리위를 구성해 인적 청산을 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이런 관측 때문에 (친박 핵심들이)더 겁을 내고 반발하는 것 같은데, 저는 힘이 있다 하더라도 끝까지 스스로 결정하는 게 좋다는 입장”이라면서 “(이들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탈당 조치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이 갖는 당원의 무게나 의미가 탄핵 전과 탄핵 후는 다르다”면서 “당원들의 얘기와 국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출당을 안 시켜도 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어쨌든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새누리당에는 변변한 대선주자가 없다는 지적에 “조금 급하기는 하지만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또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기 때문에 개혁과 쇄신하는 일이 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인적쇄신과 정책쇄신 그리고 당기구와 국회쇄신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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