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등과 하며 승승장구했던 우병우를 통해 대한민국 엘리트들의 민낯을 들여다봤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우병우의 거짓말, 우병우 처가와 최태민 일가의 길고 긴 인연, 그리고 청와대 경호실 업무 노트에서 엘리트들의 부패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출세지상주의와 엘리트주의;
우병우 처가와 최태민 일가의 끈끈한 인연, 그들은 공동 운명체였다

대한민국은 철저한 엘리트주의 사회다. 다른 나라 역시 그렇지만 대한민국처럼 엘리트에 집중되고 의존하는 경향이 크지는 않아 보인다. 문제는 이런 엘리트주의가 정치, 경제만이 아닌 모든 분야에 뿌리를 내리며 부패한 권력의 핵심 고리를 형성하고 그들만의 이너서클을 만들어 부정을 공유하는 상황까지 치닫게 되었다는 점이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세상에 공개되며 가장 중요하게 거론되는 것은 이런 엘리트주의의 허상을 전 국민이 목격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 중심에 우병우라는 존재가 있었다. 학창시절 1등을 한 번도 놓쳐본 적이 없던 그는 서울대에 당연하듯 합격하고 3학년에 사시 1차에 합격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엘리트의 민낯 - 우병우 전 수석과 청와대 비밀노트’ 편

어린 나이에 이미 성공이라는 열매를 쥔 우병우에겐 거칠 것이 없었다. 검사 사위를 두고 싶어 했던 부패한 자본가 이상달은 우병우를 사위로 삼았다. 그리고 막대한 돈을 무기로 우병우의 성공을 적극 도왔다. 물론 우병우에게도 태생적인 한계는 분명 존재했다. 뛰어난 머리와 풍족한 자본이 주어졌지만 검찰 조직에서 승진 코스라고 불리는 TK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상달에겐 왜 검사 사위가 간절하게 필요했을까? 그건 그의 아픈 경험 때문일 것이다. 기흥CC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부패와, 건설사를 운영하면서 수없이 부당한 짓을 했던 이상달은 검찰의 조사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이 결국 똑똑한 검사 사위를 얻어 세상을 가지겠다는 포부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우병우 처제는 아이의 유명 외국인학교 불법 입학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다른 재벌가 사모와 달리, 우병우 처제는 이름도 낯선 세인트 키츠네비스라는 곳의 국적을 사서 아이를 다른 외국인 학교에 입학시켰다. 그리고 스키를 하는 그 아이가, 장시호가 삼성에게 뇌물을 받아 운영하고 있던 그곳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엘리트의 민낯 - 우병우 전 수석과 청와대 비밀노트’ 편

이런 식의 연결이 중요하다. 청문회에서 우병우는 최순실은 만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많은 증거들은 그들이 모를 수 없는 관계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우병우 처가가 오랜 시간 최태민 일가와 끈끈한 관계였다는 것은 명확하기 때문이다.

최순실의 언니 최순득이 실제 몸통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최순득의 운전기사였다는 조씨의 증언이 언론에 공개된 적도 있었다. 그는 최순득과 우병우의 장모인 김장자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두 사람이 함께하는 것을 자주 목격했단 이들이 있단 점에서 이를 부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새마음 봉사회'에서도 김장자가 활동했었다는 주장 역시 오래 전부터 떠돌던 이야기다. 최태민의 아들 최재석은 이상달과 자신의 아버지가 친했다고 증언했다. 자신도 아버지와 함께 이상달과 만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상달과 최태민은 서로가 필요해서 만났던 사이라는 것만은 명확해 보인다.

넥슨 사태와 관련해 법정에 선 진경준 전 검사장과 우병우의 연결고리는 언론을 통해 많이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두 사람 모두 넥슨과 깊숙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절대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 하지만 사법 당국은 그들을 비호하기에 여념이 없다. 실제 진경준은 넥슨 회장과 친하기 때문에 죄가 될 수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는 것을 보면 법이 누구의 편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엘리트의 민낯 - 우병우 전 수석과 청와대 비밀노트’ 편

'회오리 축구단'에 최순득이 관여되었다는 증언이 다시 등장했다. 그들의 술자리에 우병우는 물론 최순실이 함께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북고 출신이고 노태우 라인이 함께한 자리에 우병우가 출세를 위해 함께했다는 증언은 이들이 결코 모르는 사이일 수는 없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출세지상주의자인 우병우에게 그 자리는 검찰 조직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동앗줄이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영주고 시절 뛰어난 수재였던 우병우, 하지만 기고만장한 성격은 당시에도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서울대 3학년 시절 사시 1차에 합격한 우병우는 오직 출세를 위한 과정만 거쳐 왔다. 같은 19기의 증언은 우병우가 어떤 존재인지를 잘 보여준다.

사회와 담을 쌓은 채 오직 사시를 목표로 공부만 했던 우병우. 인성이 타고났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우병우는 그렇게 스스로 괴물이 되어갔다. 오직 목적을 위한 행동은 그를 움직였고, 그런 인물을 원했던 이상달과 만나는 순간 괴물은 날개까지 달게 되었다. 그렇게 검찰 조직에서 승승장구하다 박근혜 정권에서 무너지며 검사직까지 내려놔야 했던 우병우.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엘리트의 민낯 - 우병우 전 수석과 청와대 비밀노트’ 편

살면서 가장 큰 시련을 겪었던 그는 갑작스럽게 박근혜 정권의 민정 비서관이 되었다. 그리고 최연소 민정수석의 자리에 올라 박 정권에서 가장 오래 시간 민정수석 자리를 지킨 인물이 되었다. 박근혜를 존경한다고 청문회에서 밝힐 정도로 민정수석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우병우. 그는 엘리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 그 자체였다.

'청와대 경호실 업무 노트'는 세상에 알려진 적이 없던 문건이었다.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하던 이가 촬영한 노트의 내용은 경악스러웠다. 최순실의 존재를 명확하게 알고 있었던 청와대의 분위기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했다. 이 노트에는 경찰의 인사와 관련한 내용이 가득했다.

그 노트의 주인공은 경찰청 고위 간부로 영전된 인물이다. 박근혜가 탄핵을 당하기 직전 이뤄진 인사에서도 영전했던 인물이다. 사정기관의 인사권까지 전횡한 그들이 출세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가 부패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박근혜만이 아니라 청와대에 모여 있는 모두가 공범일 수밖에 없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단순히 박근헤 하나를 처벌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이 사건은 잘 보여주고 있다.

사정 당국을 총괄하고, 대통령의 측근들까지 관리 감독해야 하는 민정수석이 부정부패와 손잡은 공동정범인 상황에서 청와대가 정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다. 청와대 경호실에서 근무하던 경찰 고위 간부가 전국의 경찰 인사 청탁에 개입했단 사실은 현재의 대한민국 엘리트 조직이 얼마나 부패해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엘리트의 민낯 - 우병우 전 수석과 청와대 비밀노트’ 편

101 경비단과 22 경찰경호대 근무가 특진의 길이었던 이 사회는 경찰 조직까지 뿌리 깊게 썩어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검찰과 경찰 모두가 부패한 상황에서 사정 당국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었을 리가 없다. 부패한 권력에 부화뇌동한 그들은 그렇게 공동정범이 될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이다.

우병우와 그의 처가 사람들, 최순득 최순실 일가의 연결고리는 최태민과 이상달로 인해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 복잡한 듯 끈끈한 관계 속에서 우병우와 최순실이 전혀 모르는 관계라고 보는 이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엘리트가 되기 위해 괴물을 자처했고, 그렇게 그 엘리트 중 하나가 된 후에도 마지막 한 자리를 위해 무수한 편법과 불법을 자행한 그들. 그렇게 최고의 자리에 올라 보다 큰 부정에 가담하고 적극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대한민국의 엘리트에게 국민은 없고 오직 자신들의 사익에만 집중되어 있을 뿐이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은 두 사람만을 중범죄로 다스리는 데 그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을 통해 대한민국 엘리트들의 부정부패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광장에 모인 수많은 국민이 외치는 것은 '리셋 대한민국'이다. 완전히 새롭게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 바로 적폐 청산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가 없음을 국민들은 절실하게 원하고 있다. 일그러진 엘리트주의가 청산되지 않는다면 우린 다시 괴물과 같은 우병우들을 수없이 마주해야만 할 것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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