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MBC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발간한 ‘2008년 MBC경영평가보고서’를 근거로 “방문진도 <PD수첩>에 대해 ‘적절치 못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조영호 전 경영평가단장(전 방문진 이사)은 “편파·왜곡보도의 전형”이라고 반박했다.

동아일보는 13일 1면~3면에서 방문진의 ‘2008년 MBC 경영평가 보고서’를 근거로 “방문진이 <PD수첩> 광우병보도에 대해 ‘적절치 못했다’고 지적했으나 MBC는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MBC 경영을 관리감독하는 방문진의 지적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며 “방문진의 보고서를 MBC가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노조가 인사와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고 보도한 바 있다.

▲ 8월 13일 동아일보 3면

이에 대해 조 전 단장은 “보고서의 전체 문맥을 보기보다 동아일보의 입맛에 맞는 것만 취사선택한 것이다. 전형적인 침소봉대이자 왜곡보도”라며 “<PD수첩>의 경우 일부 표현방식(오역, 내레이션)에서 부적절하다고 했을 뿐인데 동아일보는 보도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식으로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방문진 홈페이지에 게시된 ‘2008년 경영평가 보고서’ 요약본에는 “2008년 MBC는 쇠고기 수입, 에너지 절약, 환경보호, 국민정체성(건국60주년 관련), 미디어관련법 등에 관한 의제를 설정하고 환경감시 기능을 수행했다” “드라마와 예능 부문에 대한 선호도가 다소 감소한 반면, 뉴스와 시사·교양 부문에 대한 선호도는 상당히 증가했다” “<불만제로>와 <PD수첩>은 시의성 있는 아이템 선정이 돋보이면서 QI(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수용자 품질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등 <PD수첩> <뉴스데스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발견된다.

조 전 단장은 동아일보가 ‘방문진이 경영평가 보고서에서 <뉴스데스크>의 자사중심적 보도를 지적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 청와대, 뉴라이트 진영에서 <뉴스데스크>의 공정성과 관련해 시비를 걸지 않았느냐”라며 “우리는 이를 ‘미디어 소유규제 완화와 관련해 균형있는 보도를 하기보다는 자사의 입장을 중심으로 방송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기술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기사야말로 자사 이기주의의 전형”이라고 덧붙였다.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인 조 전 단장은 기사 가운데 “MBC는 노영방송”이라는 대목에 대해서는 “MBC는 노조의 힘으로 공정성이 유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중동, 청와대가 MBC노조를 집중 공략하는 것”이라며 “현재 동아일보는 언론이 아니라 청와대 기관지로 전락했다. 이른바 ‘조중동’ 가운데 가장 편향된 보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전 단장은 ‘경영평가 보고서에서 방문진이 지적한 사항을 MBC가 외면하고 있다’는 동아일보 보도와 관련해 “경영평가는 방문진의 매우 중요한 역할 중 하나로서, MBC의 공적책임 실현 및 경영개선을 위해 사후적으로 경영평가를 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올해 6월 26일 발간된 이 보고서를 토대로 앞으로 MBC경영진이 (문제된 부분과 관련해)조치계획과 이에 관한 실적을 방문진에게 보고하면 되는 것”이라며 “(진행되고 있는 일을 가지고)MBC가 방문진의 지적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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