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지상파가 제작한 UHD방송 프로그램은 모두 15편인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2월부터 실시될 수도권 UHD방송이 시작되면 지상파가 제작 편성해야할 UHD 프로그램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현재로선 지상파가 UHD 프로그램 제작을 맞출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심스럽게 지상파 UHD방송이 3D방송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해 12월 30일 발표한 현안 보고서 ‘국내 UHD 서비스 현황과 개선 과제’에 따르면 지난해 지상파가 제작 편성한 UHD방송 프로그램은 모두 15편으로 KBS 7편, MBC 2편, SBS는 6편 등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지상파가 수도권 본방송에서 채워야할 UHD프로그램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UHD방송을 허가한 방송통신위원회는 허가 요건으로 최소 UHD 비율을 제시하고 있으며 비율 또한 점차 늘려 잡아 강제하고 있다. 2017년 5%, 2020년 25%, 2027년에는 100% UHD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로선 본방송이 시작되고 당장에 이용 가능한 UHD프로그램이 부족할 경우를 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 3D방송이 실패한 이유에 이용 가능한 콘텐츠의 부족이 한 몫 했다.

프로그램 수급에만 적신호가 켜진 게 아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해결과제로 ‘이용 가능한 콘텐츠 공급의 부족’과 함께 ▲낮은 수상기 보급률 ▲저조한 수신 가능 가구수 ▲사업자의 제작 투자에 있어 불확실성 ▲시장 지원을 위한 정부 정책의 한계 등을 꼽았다.

이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에서도 확정하지 않은 ATSC 3.0 방식을 기술 표준으로 정해 장비 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UHD방송의 인허가권은 방통위에 있지만 기술표준을 정하는 권한은 미래창조과학부에 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상파 UHD 상용화를 앞두고 직접 수신을 위한 장비 공급이 미비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식 방송표준방식을 따르고 있는 기존 UHD TV의 경우, 수신을 위해서는 셋톱박스 등 컨버터를 설치해야 한다”며 “컨버터도 2017년 2월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컨버터 보급도 무상 보급이 아닌 경우 이용자가 별도로 컨버터를 구매할지 미지수”라고 강조했다.

가전사는 북미식 UHD방송을 지원하는 UHD TV 판매를 2017년 2월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본방송 시기에 지상파 UHD 시청 가구는 매우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종합해 봤을 때 지상파UHD방송이 누구를 위한 방송인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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