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당시 축소와 늑장 보도로 내부에서 ‘보도참사’라는 말까지 나왔던 KBS에서 보도본부장을 포함해 총 3명의 본부장이 교체됐다. 하지만 내부 구성원들은 신임투표 결과에 따라 6명의 본부장을 모두 교체했어야 한다며 반발했다.

KBS는 지난달 30일 본부장 및 센터장 인사를 단행했다. 이선재 전 KBS미디어 사장이 신임 보도본부장으로, 김순기 전 네트워크센터장이 신임 제작기술본부장에, 이완성 전 KBS시큐리티 사장이 신임 시청자본부장에, 양창근 전 네트워크센터 소래송신소장이 신임 네트워크센터장 직무대리에 임명됐다.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고대영 KBS 사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6.11.29 scoop@yna.co.kr(끝)

고대영 KBS 사장이 국정농단 사태 ‘보도참사’에 책임이 있는 보도본부장을 교체했지만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는 이번 인사에 대해 “겉치레 인사”라고 지적하면서 “6명의 본부장을 모두 교체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가 6명 본부장 교체의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노사 간 단체협약에 나와 있는 ‘신임투표’ 결과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해 11월 보도본부장 포함한 총 6명의 본부장들에 대한 ‘신임투표’를 진행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198호 노보 자료.

그 결과 방송본부장, 보도본부장, 제작기술본부장은 재적인원 대비 각각 68%, 77%, 70%의 불신임을 받았다. 제작본부장, 시청자본부장, 전략기획실장은 재적인원 대비 61%, 58%, 52%의 불신임을 받았다. 노조는 재적인원 대비 2/3 이상 불신임을 받은 본부장에 대해서는 ‘해임 건의’를, 1/2 이상 불신임에 대해서는 ‘인사조치 건의’를 할 수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4일 오후 성명을 내고 “이번 인사가 노동조합의 요구를 고대영 사장이 수용한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실 단체협약의 문구만 다를 뿐 신임투표 결과를 존중한다면 6명의 본부장 모두 교체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신임 보도본부장에 대해 “이명박 정권 하반기 당시 보도본부장이었던 현 고대영 사장과 함께 보도국장을 맡아 정권 비호와 불공정보도 작태로 일관해온 인물”이라며 ‘위키리스크 폭로 보도 외면’, ‘삼성비자금 특별검사 아들 삼성 특채 단독보도 불방’, ‘2012년 대선 편파보도’ 등 불공정 보도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 사장을 향해 “당장 불신임당한 본부장 전원을 교체하라”면서 “국장 등 보도책임자들을 문책하고 시청자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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