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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박정민, “400년 초월해 현재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 전할까 고민”[블로그와] 박정환의 유레카
박정환 | 승인 2017.01.02 12:19

영화 ‘파수꾼’으로 인상적인 눈도장을 찍은 박정민은 그의 인생작 ‘동주’를 만남으로 많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가 연기한 독립투사 송몽규의 아우라는 강하늘이 연기한 윤동주보다 강렬하다고도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팔색조 같은 다양한 연기 매력을 뿜던 그가 이번엔 영화가 아닌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tvN 드라마 ‘안투라지’ 촬영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로미오와 줄리엣’ 연습에 들어갔는데, 얼마나 열정적으로 연습했는지 연습 기간 동안 살이 10kg이나 빠졌다고 한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샘컴퍼니

- 3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연습을 시작할 때만 해도 부담감이 크지 않았다. 한데 연습을 하면 할수록 부담감이 커졌다. 작품 자체가 주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셰익스피어의 이 작품은 사람들이 익히 아는 이야기면서 동시에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연과 운명이라는 두 단어 안에서 덩어리마다 큰 사건이 일어나면서 극이 진행되다 보니 ‘이게 뭐지’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400년 전 이야기 안에서 덩어리 사이의 행간을 찾는 게 숙제였다. 400년이라는 시간을 초월해서 지금 현재의 관객에게 제시할 수 있는 메시지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컸다. 처음에는 캐릭터의 마음을 이해하는 게 어려웠다면 지금은 그 심정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대사를 어떡하면 관객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번 작품 자체가 저라는 배우에게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전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고민을 해보게 되고, 무대 언어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작품을 마치면 다시 매체 연기를 하겠지만 연극을 통해 배운 것들을 매체 연기에 활용할 수 있기에, 몸은 힘들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 연습할 때는 몰랐던 관객의 반응이 있다면?

“어느 공연이든 마찬가지지만 연습할 때, 배우들은 너무나도 익숙한 대사를 하기에 재미있는 줄 모른다. 무대에 올랐을 때 과연 관객이 좋아할까, 큰일 났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첫 공연 때 관객이 많이들 웃더라. 특히 1막에서. 발코니에서 줄리엣과 대화할 때 관객이 너무 많이 웃었다. 대사만 하면 웃어서 ‘왜 이렇게 웃지?’ 하고 생각할 정도였다. 관객이 이런 장면에서는 웃어 주시니까 ‘이 장면은 재미있는 장면이구나’ 하는 걸 인식하면서 가게 됐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박정민 Ⓒ샘컴퍼니

- ‘파수꾼’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긴 했지만 중간에 연기를 그만 둘 뻔한 것으로 알고 있다.

“2014년도 겨울, 연기를 그만 두려고 하던 찰나에 ‘동주’ 시나리오를 받았다. 윤동주 시인에 대한 일대기가 대본이었는데 대본이 너무나도 좋았다. 열심히 연기한 결과, 연기에 대한 리플래시가 됐다. 제가 연기하는 송몽규를 통해 윤동주를 보여주는 역할이었다.”

- 연기하면서 얻게 된 깨달음이 있다면?

“항상 깨달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선배나 감독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어떤 연기가 잘하는 연기구나 하는 걸 알아가게 된다.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보는 눈을 키우는 게 중요했다. 가령 A라는 연기가 별로인데, 나는 반대로 그걸 좋은 연기로 착각하면 나도 모르게 그 연기를 따라갈 수도 있는 거 아니겠는가. 

내가 잘할 수 있는 연기, 좋은 연기를 파악하는 눈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최근 1년 동안 했다. 그걸 먼저 알아야 연기에 대한 목표치도 향상될 수 있다고 본다. 캐릭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 상대 배우에게 공감하는 능력, 대사의 감칠맛을 어떻게 만드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사가 아무리 좋아도 배우의 마음이 보이지 않으면 보는 이를 감동시킬 수 없지 않겠는가.”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박정환  js7kei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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