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겨울을 맞이하는 대학생들은 365일 24시간 내내 '평화의 소녀상' 곁을 지키고 있다. 부산 동구에서는 힘겹게 일본 영사관 앞에 세운 소녀상이 강제 철거돼버렸다. 제대로 된 사과도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 일본이 하고 싶은 일들을 대신해주는 현재의 대한민국은 정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

1263번째 수요집회;
금토패문에 맞선 이순신, 400년이 지난 오늘도 한일 위안부 합의안과 맞서는 시민들

부산 동구 일본 영사관 앞에 세운 '평화의 소녀상'을 동구구청 직원과 경찰들이 나서 3시간 만에 철거해갔다. 그리고 소녀상을 지키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체포했다. 과거를 잊지 않으려는 시민들의 노력을 정부 차원에서 차단하는 이 짐승과 같은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JTBC 뉴스룸>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집중 취재를 했다. 박근혜의 성형 시술에 대해서도 한 발짝 더 나아갔으며, TK 인사들을 관피아로 낙하산 투입한 박근혜 정권의 악랄함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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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박근혜와 최순실이 경제적으로 한 몸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금융거래위원회에 조회를 문의했다. 그들의 돈거래를 확인해보면 둘이 '경제적 공동체'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이 확인된다면 박근혜의 뇌물죄는 손쉽게 규정될 수가 있게 될 것이다.

금감위는 사망자의 금융 조회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특검에서 주목해왔던 최태민과 박근혜의 오랜 인연의 뿌리를 확인하겠다는 의지가 그대로 드러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최씨 일가가 현금을 사용해왔다는 점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 알 수는 없다. 누구보다 돈 관리를 철저하게 해왔다는 점에서 쉽게 풀어내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특검의 행보를 본다면 신뢰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형표 전 장관은 긴급 체포되었다.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러 왔다 직권남용 혐의로 긴급 체포를 당했다. 특검은 청와대 참모들의 범죄만이 아니라 이들의 위법한 지시를 적극 이행한 각 부처 공무원들도 이번 기회에 일벌백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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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몇몇 부패한 자들을 걸러내는 수준이 아니라 환부 전체를 도려내 더는 부패가 뿌리내리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장면이다. 삼성을 정조준한 조사는 문형표 전 장관의 구속으로 인해 완성 단계에 들어갔다. 제일기획의 김재열 사장도 29일 특검에 출두한다.

2014년 4월 16일 박근혜는 무엇을 했을까? 이 의문은 점점 '성형 시술'로 맞춰지는 분위기다. 김영재가 그동안 동일한 차트를 만들어 놓고 이를 악용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4월 16일 장모에게 시술했다고 주장했지만, 프로포폴 사용량이 70대 노인에게 사용하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었다는 점에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29일자 한겨레신문은 이영선 행정관이 정호성 당시 부속비서관에게 '주사 아줌마'와 '기 아줌마'가 들어간다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정호성의 휴대폰에 그대로 남겨져 있는 이 내용을 보면 청와대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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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사진을 통해 15일 오후부터 16일 사이에 '성형 시술'을 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얼굴에 드러난 주사 자국은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헌재가 요구한 '세월호 7시간'에 대해서 아직 밝히지 않고 버티고 있다. 도대체 그날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헌재의 요구도 버티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두루뭉술한 말로 피해가려는 노력만 할 뿐이다. 교문위에 출석한 조 장관은 이와 관련한 집중적인 질문에도 '모른다'와 '아니다' 전략을 구사했다. 김기춘이 청문회에서 시전해 하나의 기준을 만든 '모르쇠' 전략을 이들은 철저하게 이행하고 있는 중이다. 완벽하게 세상에 알려지기 전까지는 뻔뻔하게 부정하는 것이 답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보여주고 있다.

이혜훈 개혁보수신당 의원이 조윤선이 재벌 사모들에게 최순실을 소개했다는 발언을 했다. 이 발언에 대해 조 장관은 즉시 검찰에 고소를 했지만 과연 조윤선이 최순실을 몰랐을까? 박근혜의 최측근인 조윤선이 최순실을 몰랐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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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에서 박근혜와 최순실을 몰랐다는 발언은 거짓말이라는 전여옥의 주장만 봐도 이들이 최순실을 몰랐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박근혜 정권에서 두 번의 장관직과 정무수석 자리까지 차지할 정도로 철저하게 박근혜의 여인이었던 조윤선 장관이 최순실을 몰랐다는 주장은 믿기 어렵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이 결과적으로 박근혜가 퇴임 후 운영하려고 했던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을 위한 과정이 아니냐는 추정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화와 체육을 아우르는 두 재단을 하나로 합해 박근혜가 운영하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주장을 생각해보면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소녀는 춥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소녀는 슬프지 않았을 것입니다"

<뉴스룸> 앵커브리핑은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이야기를 담았다. 400년 전 명나라 칙사인 담종인의 '금토패문'을 언급했다. 최근 밝혀진 이 문서에는 일본군과 싸우지 말라는 지시가 담겨 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왜는 간사스럽기 짝이 없어 예로부터 신의를 지켰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흉악하고 교활한 적들이 (…) 병기를 거두어 바다를 건너 돌아가려는 뜻이 과연 어디 있다 하겠습니까"라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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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명과 일본의 강화협상이 깨진 후 다시 전쟁은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순신 장군이 보인 신중하고 정확한 정세 파악은 새삼스럽게 특별하게 다가온다. 400년이 지난 오늘, 대한민국 정부는 사과도 하지 않는 일본과 10억 엔 짜리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했다.

밀실 합의로 만들어진 '화해치유재단'이 한 일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사장은 개인적인 일로 미국으로 떠난 그 시간에도 일본 대사관 앞의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1263번째 수요집회가 열렸다. 1992년 1월 8일 일본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시작된 수요집회는 그렇게 그 자리에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합의는 조약이 아니다. 언제든 파기할 수도 있다. 일본은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한일 어업협상이 조약문이었지만 일방적으로 파기한 적도 있다. 그런 자들이 새 정부가 들어서면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파기되거나 변경될 수 있다는 점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은 씁쓸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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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옆에서는 얇은 비닐 천막을 치고 1년 내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녀상 지킴이'들이 있다. 이들은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의'로 철거될 수도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그곳에 있다. 그리고 벌써 두 번째 차가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그렇게 그들은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그 자리에서 역사를 지키고 있다.

"나는 살아있다 나는 살아있다 나는 살아있다"

실비아 플라스의 소설 <벨 자> 속 한 대목으로 정리한 앵커브리핑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정조준하고 있었다. Libera 소년 합창단의 'Going Home'을 선택해 1263번째 수요집회의 가치를 극대화한 <JTBC 뉴스룸>은 우리에게 절대 잊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짐승의 시간을 인간의 시간으로 돌려놓고 있는 촛불. 그 힘은 국민이 여전히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고 그럴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다. 그들이 아무리 부정한다고 해도 국민의 힘은 결국 대한민국을 다시 정상적인 길로 이끌 것이다. 역사가 증명하듯 국민은 위대하고 현명했기 때문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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