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비박계 의원 29명이 27일 새누리당 탈당과 함께 보수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하지만 비박계 중진 나경원 의원의 이름이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당초 나경원 의원은 보수신당 창당에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7일 나 의원은 돌연 새누리당 탈당 보류를 선언했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이날 나경원 의원은 자신의 SNS에 "지금의 새누리당과는 함께 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면서도 "다만 개혁보수신당이 보수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국정농단에서 드러났던 폐해를 걷어내고 격차해소, 기득권 개혁 등 시대정신에 따른 개혁을 담아가는 방향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나경원 의원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인명진 내정자의 개혁을 지켜보겠다는 취지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나 의원이 새누리당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인 내정자와 나 의원은 껄끄러운 관계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1년 재보궐선거에 나 의원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 당시 인 내정자는 "나경원이 지는 것이 한나라당이 사는 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나경원 의원이 탈당을 보류한 이유에 대해 여러 해석이 등장한다. 우선 비박 신당의 원내대표 선출에 관해서 나 의원이 불만을 가졌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신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호영 의원을 원내대표로 합의추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나 의원이 불만을 가졌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나 의원은 지난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박계 후보로 나섰다가 친박계 정우택 의원에게 패배했다.

또한 나 의원이 보수신당의 정강정책을 정하는 과정에서 유승민 의원과 마찰이 있었다고 보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유 의원의 경제·노동 분야 등에 대한 개혁적 성향에 대해 나 의원이 거부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보수신당 창당추진위원회에서 나경원 의원이 김세연 의원과 함께 정강정책을 만들기로 했으나, 유승민 의원이 김세연, 김영우, 오신환 의원과 논의를 하겠다고 밀어붙였다는 후문이다. 이후 나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신당이 '유승민표 정책'으로만 나아가는 것에 대해 견해 차이가 있다"면서 "패권정당이 싫어서 나왔는데, 신당이 유승민당, 김무성당은 아니지 않냐"고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의원실 관계자는 "(원내대표 건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 "보수신당이 보수의 적통성을 제대로 담아내는지를 지켜보면서 합류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나경원 의원이 결국 새누리당을 탈당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나 의원 본인도 언론 인터뷰에서 "아직 탈당하지 않은 사람들을 최대한 끌어 모아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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