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1에서 이어집니다

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 박준규-박종찬 Ⓒ박정환

-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연기를 보면서 자랐다.

박종찬: “아버지이기 이전에, 호감이 가는 배우다. 아버지가 무대에 오르면 못 해도 10번 이상은 관람을 하는 편이다. 그런데 아버지의 연기를 객석에서 볼 때마다 매번 울었다. 생각하지도 못한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왜 우는가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관객이 바로 옆에 있어서 관객과 함께 공연을 볼 때 아버지가 ‘관객에게 사랑받는 배우구나’ 하는 걸 느껴서 눈물이 나는 게 아닌가 싶다.”

박준규: “그런데 아들만 울었던 게 아니다. 아들이 무대에 올랐던 뮤지컬 ‘오케피’를 볼 때 저도 울었다. 아들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대극장 무대에 올랐고, 아들이 힘들어할 때마다 계속 곁에 있어 왔는데 그런 아들이 대극장 뮤지컬을 한다고 하니 대견해서 눈물이 난 거다.

‘오케피’ 당시 연습실이 남산에 있었다. 종찬이는 남산 연습실 밑에 원룸을 얻어서 뮤지컬 연습을 했다. 아들이 대극장 뮤지컬에서 잘하면 얼마나 잘하겠는가. 한데 뮤지컬 마지막 장면에서 아들을 보니 가슴이 저절로 벅차오를 수밖에 없었다. 작은아들 종혁이는 청소년 뮤지컬에서 드럼을 친 적이 있다. 작은아들이 드럼을 치는 걸 보면서도 눈물을 흘렸다.”

- 연기하고 싶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뭐라고 이야기하던가.

박종찬: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는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쌍칼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었다. ‘야인시대’ 촬영장에 따라가 보니 어린 나이에 보기에 드라마 촬영장이 멋있었다. 아버지가 드라마를 찍는 시간 자체가 행복하고 즐거웠다. 아버지 촬영장에 다녀온 후 ‘아빠, 나 배우 할래요’라고 말씀드렸을 때 아버지는 너무나도 좋아했다.”

박준규: “저만 그런 게 아니다. 아버지는 제게 연기하라고 말씀한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저 또한 아버지(박노식)에게 연기한다고 했을 때 연기자는 좋은 직업이다’라며 좋아하셨다. 제가 연기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가 좋아하던 감정이, 아들이 연기하겠다고 했을 때 똑같이 느낀 거다. 아내도 연영과 출신이라 아들이 연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아내와 저는 가수와 같은 가창력을 가진 배우가 아니다. 집에서 아들이 노래 연습을 하면 ‘연기할 사람이 무슨 노래냐, 연기 연습이나 하라’고 면박을 주곤 했다. 그런데 아들이 연습하는 걸 이번에 직접 보고 나니 이정도로 노래를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 박준규-박종찬 Ⓒ박정환

- 이번 뮤지컬뿐만이 아니라 ‘불후의 명곡’에도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출연했다.

박종찬: “듀엣곡이라 아버지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아버지는 다른 스케줄을 소화해야 해서 당시 해외로 떠났다. 듀엣이라 호흡이 맞아야 하는데, 호흡이 맞지 않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아버지는 해외에서, 저는 한국에서 각자 연습했는데 방송 전날 호흡을 맞춰보니 깜짝 놀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 아버지와 무대에 함께 오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아버지와 같이 해서 든든했다.”

- 박준규: “그전에도 ‘불후의 명곡’ 섭외를 몇 번 받았지만 스케줄이랑 맞지 않아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다가 아내와 작은아들이 드러머로 셋이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 후 배우 특집 편으로 ‘불후의 명곡’ 무대에 올랐을 때에는 아들이 아버지를 응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많이 잡혔다. 이번에 아들이랑 무대에 오른 걸 모니터해보니, 저보다는 아들이 노래에서는 한 수 위더라.”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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