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는 송스루(Song-Through) 뮤지컬로, 극 전반에 걸쳐 노래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무대에 서야 하는 작품이자 웃음을 안겨줄 줄 아는 배우라야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작품이다. 한 소녀가 동화 속에서 만난 여러 남주인공을 만나는 가운데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오프-브로드웨이 작품이 ‘파이브코스러브’.

아 작품은 특별하게도 삼부자가 동시에 출연한다. 배우이면서 연출을 맡은 아버지 박준규, 연기를 하는 박종찬, 그리고 드러머로 세션을 맡는 박종찬의 동생 박종혁이 각기 다른 영역에서 조우하고 있다. 이들 부자 중 아버지 박준규와 아들 박종찬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 박준규-박종찬 Ⓒ박정환

- ‘파이브코스러브’는 송스루 뮤지컬이라 배우들이 노래를 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박준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노래는 ‘삼박자’ 노래다.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노래들은 사박자 노래들이 많은데,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들은 삼박자 노래이면서 템포가 빠르다.

노래만 어려운 게 아니다. 한 배우가 다섯 가지 역할을 도맡아야 한다. 바람둥이 여자를 연기하다가 별안간 소녀를 연기해야 하는 등, 극과 극을 오가는 연기를 다섯 번 연기하면서 동시에 ‘퀵 체인지’가 많다. 관객들에게 공연 실황을 보여드리는 게 다가 아니라 분장실 실황을 보여드려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태프와 배우들이 분장실에서 바쁘게 움직인다.”

- 공연을 준비하며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 달라.

박준규: “남자끼리 뽀뽀하는 장면이 있다. 아들하고 뽀뽀하는 건 괜찮다. 남자끼리 뽀뽀하는 장면을 관객이 자지러하면서도 굉장히 좋아한다.”

- 아버지와 뽀뽀할 때 괜찮은가.

박종찬: “어색하지 않고 좋다.(웃음)”

박준규: “작은아들(박종혁)이 19살인데 아직까지도 작은아들이랑 뽀뽀할 정도로 사이가 좋다.”

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 박준규-박종찬 Ⓒ박정환

- 아버지가 연출하는 작품에 처음으로 함께 무대에 섰다.

박종찬: “저보다 아버지가 오히려 힘들었다. 저는 막내고, 제가 맡은 역할만 잘하면 됐다. 그런데 아버지는 모든 배우의 연출을 맡아야 했다. 연습을 마치고 돌아와 야식을 함께 먹을 때 ‘아까 거기서 이렇게 연습하지, 왜 그걸 못 했냐’ 라고 코멘트를 할 때가 있다. 아버지는 연습실에서 코멘트를 하는 게, 다른 배우들이 보기에는 아들이라 편애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서 말을 아낀 거다.”

박준규: “연습실에서 아들에게 칭찬을 못 한다. 객관적으로 아들이 아니라 다른 배우라 해도 종찬이가 칭찬받을 일을 해도, 종찬이가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칭찬을 하질 못했다. 다른 배우들이 보기에 아버지가 아들을 감싸는 걸로 보일까봐. 다른 배우들에게 칭찬을 해도 아들에게는 칭찬을 아꼈다.”

- 뮤지컬 배우는 연기만 하는 게 다가 아니라 노래도 소화할 줄 알아야 한다. 종찬 씨에게 노래의 소질이 있다고 느낀 적은?

박종찬: “원래 노래를 좋아했다. 노래를 부르려면 노래를 부를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노래를 부를 공간이 없어서 노래방을 일주일에 3-4번 찾을 정도였다. 뮤지컬을 동경해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성악 발성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 인터뷰 2로 이어집니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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