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보다 우월한 입장에서 정책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내용의 파일이 공개됐다. 채널A가 공개한 이 녹음 파일에는 최 씨가 박 대통령에게 따져묻고 명령하는 등의 정황이 담겨 있다.

▲23일자 채널A 보도화면. (사진=채널A 보도 캡처)

23일 채널A는 17년 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주고 받은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입수해 단독보도했다. 채널A가 입수한 녹음파일에는 당시에도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의 각종 의사결정에 깊숙이 개입한 내용이 담겨 있다.

17년 전 박근혜 대통령은 보궐선거로 당선돼 정치에 입문해 한나라당 부총재를 맡고 있던 시절이다. 녹음 파일 속에는 박 대통령과 최 씨, 그리고 2명의 남성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박정희 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 구성문제를 논의하고 있었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적게라도 해가지고 얼개를 만들어서 나라를 끌고 나가야지. 어떻게 지금 구심점이 있겠어요"라고 말하자, 최순실 씨는 "그럼 이런 분들이 모여서 추진위원장을 뽑는 게 낫지 않아여? 그렇게는 안 하려고?"라며 의견을 피력했다. 최 씨는 비선실세답게 자신의 의견을 박 대통령에게 강하게 내세웠다.

최순실 씨는 "근데 예산이 참 애매해요. 이 사람들이 짠거야? 그거 100억, 200억 뭐 300억 이렇게 한 걸? 누가 예산편성을 한 거야?"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두 명의 남성을 다그치기도 했다.

또한 최순실 씨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게 여론이 불거지기 전에 의원님이 확실하게 결정을 하고 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그죠?", "의원님이 그쪽으로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셔서는 안 되겠고"라고 명령하고, 박 대통령이 "북쪽 방면이나 했으면"하고 말하려 하자, 최 씨는 "거기 부근이 어디죠? 그러니까 양평가는 휴전선 근처에서 조금"이라고 박 대통령의 말을 끊기도 했다.

사실상 최순실 씨가 과거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대화를 주도하고 정책결정에까지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순실 씨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에 대해서도 '안'이라고 줄여서 호칭하는 등 안하무인 격인 태도를 보여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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