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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구성원, 퇴직금까지 걸겠다는데OBS 재허가 문제, '원인 제공은 대주주와 방통위'
이준상 기자 | 승인 2016.12.20 20:02

경인지역 지상파방송 OBS가 재허가 취소 위기에 처했다. 3년 전 재허가 심사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개선 등을 요구하며 조건부 재허가 했지만 이후 경영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방송정책 전문가들은 OBS의 문제는 자본 확충만으로는 풀리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OBS 경영진과 정부 부처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개최한 ‘기로에 선 경기·인천 지역방송과 방송정책의 위기’ 토론회에서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OBS의 문제는 단지 추가 증자만으로 풀리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지속된 적자와 그에 따른 자본금 잠식, 현금 유동성 부족, 방송 프로그램 투자 정체, 구조조정 등 비용절감을 통한 제작 역량 저하 등을 OBS 재허가의 문제로 꼽고 있다.

▲전국언론노조가 20일 오후 3시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개최한 '기로에 선 경기인천 지역방송과 방송정책의 위기' 토론회 모습.

김 정책국장은 “OBS는 태생부터 SBS와 경쟁해야 하는 수도권 방송사업자였으며 제한된 광고시장과 수익 모델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100% 자체편성을 해야 하는 제약과 뒤늦게 허용된 유료방송 역외 재송신 승인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OBS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실험과 도전을 하기보다 오래된 지상파 방송의 수익모델에 매몰되게 됐다”며 “OBS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커녕, 기존 지상파 방송사 모방도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OBS의 재허가 위기는 하나의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라며 “충분한 투자 계획과 전망을 예측하지 못한 최다액출자자, 급변하는 미디어환경에서 전통적인 수익모델에 집착한 OBS 경영진, 지역민방이 전국 방송사업자와 유료방송사업자에 종속되도록 방임한 방통위 등 시장 행위자와 규제당국 모두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김 정책국장은 “그럼에도 방통위의 재허가 심사 기준과 절차는 무시할 수 없다”며 “2013년 부과된 재허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책임은 최다액출자자에게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대주주인 ㈜영안모자의 백성학 회장은 추가증자 혹은 감자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 방통위가 부여한 조건을 이행할 의지를 피력해야 한다”며 “이러한 의지 표명 이후에 OBS노조를 비롯한 경인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협력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OBS 본사. 사진제공=OBS

토론자로 참석한 한국외국어대 심영섭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는 “미래부와 방통위가 지역적 다양성과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적절한 정책수단을 행사해왔는지 문제”라며 “(미래부와 방통위의) 정책적 실패들이 있었음에도 그동안 정책에 대한 검토도 없이 사업자에게 모든 책임을 지도록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부와 방통위는) OBS가 독자적인 광고 판매를 하도록 미디어랩을 만들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서 “(OBS가) SBS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인지역에 독자적인 방송이 필요한 이유는 지역정보 때문”이라며 “미디어가 선거에 대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곳에서 지역방송의 역할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OBS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참여했던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민진영 사무처장은 “OBS가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 ‘이래서 지역방송이 필요하구나’라고 기뻐했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OBS가 시사다큐 프로그램을 통해 지자체 감시 역할도 많이 했었다”면서 “OBS는 지속적인 적자로 기자수도 줄어들고 지역 사건현장에 카메라가 가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민 사무처장은 OBS가 위기에 처한 이유에 대해 “방통위가 비상식적인 정책을 내고, 1500만 경인지역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보장하지 않았던 것에 문제가 있다”면서 “(방통위가) 종편에는 특혜를 주면서 OBS는 SBS 미디어랩으로 집어넣었다. 또 자체편성이 100%인 OBS에 대해 광고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음에도 시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는 토론회가 끝난 직후 ‘OBS 재허가 관련 OBS지부 입장과 요구’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21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재허가 문제가 급박하게 돌아가 이날로 옮겨졌다.

언론노조 OBS지부는 이 자리에서 ▲새로운 투자 유인을 위한 20대1 무상 감자 실시와 150억 증자계획 마련 ▲150억 증자 중 OBS 전체 구성원의 퇴직금 55억 원 출자 전환 ▲퇴직금 출자 전환을 통한 증자와 대주주 추가 증자 및 신규 투자 유인으로 방통위 재허가 조건 충족 등 OBS의 회생 방안을 제시했다.

언론노조 박철현 OBS부지부장은 “OBS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지역시청자들의 시청주권이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며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인 지역방송이 소멸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그는 “OBS지부 구성원들은 창사 이래 단 한 번의 임금인상 없이도 경영위기 때마다 임금을 반납, 호봉 동결 등 처절하게 노력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OBS가 이지경에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OBS지부 구성원들은 방통위와 대주주의 청문회 결과만 기다릴 수 없다”면서 퇴직금 출자에 대해 “OBS가 우리 사회에 역할을 다하고 뿌리내리는 그날까지 곁눈질하지 않고 인생을 걸겠다는 의지표현”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주주와 방통위는 무책임하게 서로 핑계대고 이 국면을 유야무야해선 안 된다”며 “책임 있는 양 당사자들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오는 23일 OBS의 대주주를 상대로 청문회를 열어 회생 의지와 계획을 점검한 후 재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OBS이사회는 21일 이사회 회의를 개최해 23일 청문회에 대해 논의한다.

이준상 기자  junsang0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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