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친 박근혜 단체들의 시각을 고스란히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17일 저녁 KBS·SBS 등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TV조선·채널A·JTBC 등의 방송사들은 친박 시민단체들의 ‘탄핵반대집회’ 관련 뉴스를 전하며 경찰 측 추산 인원만을 보도했다. 이들은 친박 단체들이 집회 운집 인원을 과장되게 책정하자 저널리즘에 위배된다는 판단을 내린 뒤 친박 단체의 운집인원 집계를 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영방송 MBC는 친박 단체들의 운집인원 집계 등을 고스란히 전했다.

▲17일 MBC<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갈무리.

MBC<뉴스데스크>는 17일 <"대통령 탄핵 반대" 보수단체도 대규모 맞불집회>(6번째, 윤정혜 기자)에서 “오늘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1만 명, 경찰 추산 3만 명이 모였는데, 주최 측은 지금까지 6차례 집회 가운데 오늘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방송사들이 친박 단체들의 인원 추산을 배제한 채, 경찰 추산만을 보도하는 상황에서 <뉴스데스크>는 친박 단체들의 입장을 친절하게 전달한 것이다.

<뉴스데스크>는 친박 단체가 “오늘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다”고 한 말도 그대로 전했다. 하지만 경찰이 지난 10일과 17일 친박 단체 운집인원을 측정한 결과만 비교해봐도 사실관계는 다르다. 경찰은 지난 10일 4만 명에서 7천여 명이 줄어든 3만3천여 명이 집회에 참석했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 비교는 <뉴스데스크>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17일 MBC<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갈무리.

이날 <뉴스데스크>는 <8차 촛불집회는 '굵고 짧게', 마무리집회 진행 중>(3번째, 전재홍 기자)에서 “오늘 광화문 집회에는 저녁 7시 기준으로 주최 측 추산 60만 명이 참가한 것을 비롯해 전국 80여 곳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고 전했다. 당시 경찰은 이날 촛불집회에 6만 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경찰의 추산이 주최 측과 10배나 차이가 나자 실체적 진실에 가까운 주최 측 집계를 인용한 것이다. 이는 친박 단체의 집계를 실어준 것과는 배치되는 모습이었다.

MBC·SBS 지상파와 종편채널 JTBC·TV조선·채널A 등의 방송사들은 이날 ‘8차 촛불집회’ 관련 뉴스를 전하며 경찰 측 추산은 배제한 채 주최 측 추산을 인용했다. 하지만 공영방송 KBS의 판단은 달랐다.

<뉴스9>는 이날 <촛불집회 “즉각 퇴진”…맞불 “탄핵 반대”>(4번째, 김유대 기자)에서 “오늘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0만 명, 경찰 추산 6만 명이 참가했다”며 경찰 측 추산까지 실었다. 대부분의 방송사들이 실체적 진실에 가까운 촛불집회 주최 측 추산만 인용했는데 <뉴스9>은 ‘경찰 추산 6만 명’이라고 인용한 것이다. 하지만 <뉴스9>은 친박 단체들의 맞불집회에 대해 “경찰 추산 3만 명이 모였다”라고 전하며 주최 측 추산은 인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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