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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분당, 정계개편 시동 걸릴까원내대표 선출 및 비대위원장 인선 분수령 될 듯…다시 불 붙는 개헌론
김민하 기자 | 승인 2016.12.13 15:18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새누리당은 순리에 따라 친박계가 자연스럽게 물러나고 당내 개혁이 시작되느냐, 아니면 양대 계파가 ‘내전’을 시작해 당 해체 또는 분당으로 가느냐의 갈림길에 섰다. 주말 동안 친박계가 전열을 정비해 반격에 나서기로 하면서 결국 ‘내전’이 시작됐다. 김무성 전 대표가 예고됐던 대로 탈당과 신당 창당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갈등의 폭은 더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는 13일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측이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고 이번 주말 께에는 탈당을 결행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문화일보 역시 같은 날 김무성 대표 측의 신당 창당 준비가 상당히 진척된 상황이고 로고와 색깔을 고르는 정도의 문제만 남았다고 보도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김무성 전 대표 측의 신당 창당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 그러나 김무성 전 대표는 동아일보의 보도에 대해 자신에게 확인하지 않고 쓴 기사라며 핵심 내용을 부인했다. 다만 탈당 후 신당을 창당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고 다른 의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으며 실질적 분당을 실행하기 전에 당 내에서 마지막까지 싸워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원내대표 선출-비대위원장 인선이 분당 고비 될 듯

김무성 전 대표 측의 이러한 움직임은 일종의 ‘배수의 진’을 친 것과 같은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친박계가 당권을 인질(?)로 해 비박계가 뭐라고 하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원내대표 선출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밀어 붙이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는 상황에서, 비박계 역시 아무런 밑천 없이 세 대결에 나설 수는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비유하자면 양쪽 모두 ‘다 걸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상시국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은 황영철 의원. (연합뉴스)

예고된 경기(?)는 일단 2차전이다. 16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과 이정현 대표의 사퇴 이후에 논의될 비대위원장 추천 국면이 바로 그것이다. 만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가 자신들의 선호에 딱 들어맞는 후보를 당선시킨다면 비박계로서는 탈당을 결행하는 것 밖에는 선택지가 남지 않게 된다. 반대로 비박계의 대표 선수격 인물이 당선된다면 친박계는 이정현 대표의 사퇴 문제와 비대위원장 임명 문제에서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현재 친박계는 신임 원내대표 후보로 정우택, 김정훈, 홍문종 의원 등을 거론하고 있다. 이 중 정우택, 김정훈 의원은 그나마 ‘강성 친박’이라는 평가는 받고 있지 않지만 홍문종 의원의 경우는 ‘친박 핵심’ 중 하나라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만일 홍문종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비박계는 바로 당일에라도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비박계의 경우 나경원 의원, 주호영 의원 등을 원내대표 후보로 밀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가 나온다. 친박계 입장에선 나경원 의원보다 주호영 의원을 상대하는 것이 더 낫다. 지역구가 어쨌든 대구 수성구 을이기 때문이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새누리당 의원이 탈당을 주도하는 것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비대위원장이 비박계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인물로 임명되거나 이정현 대표가 21일 사퇴를 거부하는 경우도 비박계로서는 집단 탈당을 결행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친박계는 이인제 전 의원이나 김태호 전 의원,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을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언급하고 있는 걸로 알려진다. 박관용 전 의장을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은 여러 시나리오를 고려해도 비박계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카드다.

친박 대 비박, 세 대결 전망은

두 번의 고비에서 친박계가 물러서거나 또는 비박계가 승리해야 분당을 피할 수 있지만, 현재 분위기를 보면 친박계가 알아서 물러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비박계가 13일 비상시국위원회를 해산하고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앞으로 이어질 세 대결을 대비해 좀 더 적극적인 조직화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1차적인 조직화의 대상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 표결을 한 의원들이 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 표결을 한 여당 소속 의원은 비상시국위원회 소속 33~35명에 중도적 입장의 30명 정도이다. 이들이 이후 과정에서 입장을 같이 하게 되면 탄핵소추안에 반대 표결을 한 56명을 넘는 조직력을 갖출 수 있다. 16일 원내대표 경선은 이런 구도 하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박계는 비박계 조직이 파괴력을 갖추지 못할 거라는 입장이다. 강성 친박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와 전화연결에서 자신들이 주도하는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에 참여하는 인사들의 규모에 대해 “당 소속 의원들은 7~80명 정도로 예상되고 원외 위원장까지 합치면 100여명이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찬가지 성향으로 평가되는 이장우 최고위원도 같은 날 MBC라디오와의 전화연결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당을 만들어도 김무성 전 대표의 리더십이 그동안 검증이 됐기 때문에 그 분을 따라 나갈 수 있는 의원이 많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결국 비박계의 조직력은 ‘모래알’이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2020년 총선을 염두에 둔다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반발 여론이 전국민적 수준에서 분출하고 있다는 점을 외면하기 어렵다. 친박계 역시 지역구가 특별한 상황에 처해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확장성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 국면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혁신과 통합 연합에 참여한 40여명 이상으로 조직력이 확대되기가 쉽지 않고, 조직에 참여하기로 한 인사들도 마지못해 결정한 것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개헌 고리로 한 정계개편 재시동 걸릴까

현실적으로 김무성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일부가 새누리당에서 떨어져 나올 가능성이 증가했기 때문에 정계개편에 시동이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계개편에는 명분이 필요한데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명분은 ‘개헌’이다. 국회 내에 내각제 요소를 가미하는 개헌이 이루어질 경우 보수정당이 난립하는 경우라도 언제든지 합종연횡을 통해 보수정권 창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30시간의 법칙’이라는 모욕적인 별명을 갖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가 탈당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 것은 결국 이런 상황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대선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개헌 이후 국회가 수상을 선출하는 경로로 정권을 창출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현재 범여권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거나 추진될 가능성이 있는 신당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재오 전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구상을 더해 3~4개 정도로 예상할 수 있다.

물론 근시일 내에 개헌 작업이 마무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12일 개헌 논의가 필요하지만 대선 전이냐 후냐는 의미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손학규 전 의원도 같은 날 ‘제7공화국’ 구상을 위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손을 잡을 수 있으나 당장 개헌 작업을 마무리 하기는 어렵고, 대선후보가 이를 공약해 다음 정권에서 개헌을 추진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만일 다음 정권에서 개헌을 추진하자는 데에 정치권이 의견을 모을 경우 내년 3월에서 6월 사이가 유력한 조기대선을 통해 선출될 대통령은 2020년 총선 시기까지만 임기를 채우는 형식이 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젊은 정치인과 그렇지 않은 정치인의 선택이 갈릴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대권주자는 2020년을 기약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인사는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이날 “나라를 바꾸는 여러가지 분야 중에는 개헌도 포함되기 때문에 개헌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KBS1라디오와의 전화연결에서 “저는 개헌론자이며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가 개헌에 합의해 DJP연합이 됐다”면서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개헌을 공약하고 어쩔 수 없이 개헌은 차기 대통령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김무성 전 대표와 손학규 전 의원의 발언을 겹쳐보면 제3지대 정계개편이 어떤 식으로 추진될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이 가능성 역시 새누리당의 운명을 결정할 두 번의 싸움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그를 따르는 충신(?)들은 여전히 정치권의 운명을 손에 쥐고 있는 셈이다.

김민하 기자  acidkis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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