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차기 대권 주자들은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과 관련 ‘국민들의 힘으로 탄핵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탄핵 이후에 대해서 각자가 판단하는 전망과 소신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9일 탄핵안 가결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능선 하나를 넘었지만, 또 하나의 능선이 우리 앞에 있다"며 "대통령 탄핵은 끝이 아닌 시작으로, 박 대통령은 모든 걸 내려놓고 국민과 국회의 뜻을 받드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 전 대표는 "어둠 속에서 국민이 밝혀주신 촛불이 길이 됐고, 명예롭고 평화롭게 시민혁명을 이룬 국민의 힘으로 가능했다"며 "역사가 그 노력을 장엄하게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촛불 혁명의 한가운데 서 있다"며 "촛불은 대통령 퇴진과 함께 불평등·불공정·부정부패의 사회의 척결을 향해, 대통령 퇴진을 넘어 상식과 원칙이 통하고 정의가 바로 선 사회를 향해 있다"고 썼다.

그는 "우리가 넘어야 할 마지막 능선은 국가 대청소를 통해 국가 대개조의 길로 가는 것"이라며 "국민은 여전히 찬바람 앞에서 국가가 가야 할 길을 밝히고 있다. 국민을 믿고 거침없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가겠다. 국민만이 이 나라의 용기이며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박원순과 국민권력시대 탄핵릴레이 라이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차기 대권 선호도에서 문 전 대표를 바짝 뒤쫓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탄핵안 가결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 국민은 가장 부끄러울 대한민국을 가장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었다. 존경한다"며 "국민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박근혜 탄핵은 단지 범죄자 박근혜에 대한 탄핵만이 아니다. 몸통인 새누리당에 대한 탄핵이며, 뿌리인 재벌체제에 대한 탄핵"라고 주장했다. 또 "친일 독재 부패 세력에 대한 전면적 청산의 출발이며, 대한민국 구체제 '앙시앙 레짐'의 종언"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불공정과 불평등의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꿔, 공정하고 평화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대장정에 나서야 한다"며 "건국 명예혁명은 시작됐다. 국민과 함께 건국 명예혁명을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9일 오후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국회를 빠져나오며 축하를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가 끝난 뒤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제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이 남았다. 국정수습이 중요하다"면서 "우선 경제분야 여야정 협의체 또는 국회·정부협의체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얼마 전 외신에서도 '하루하루 갈 수록 대한민국은 경제와 외교 두 분야 모두 위기에 빠질 것이다'고 경고했다"면서 "어쩌면 지난 한 달 반동안 공백을 앞으로 복구하는 데 힘이 들 것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수습을 해야 한다는 게 외국의 경고"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국민의 위대함에 저절로 머리 숙여지는 오늘이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면서 "헌법재판소의 공정한 인용으로 탄핵절차가 신속하게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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