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형식의 인어 전설은 이제 본궤도에 올라섰다. 인어 심청은 미처 알지 못하고 있었던 서글픈 운명이 드러났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면 심장이 굳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시한부 인어의 전설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귀해서 서글픈 인어의 눈물;
준재와 사랑이 이뤄지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심청, 인어 이야기와 같아질까?

담령은 인어 세화를 찾던 중 절벽에서 떨어져 있던 벗을 발견하게 된다. 동굴 속에서 담령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인어는 양 씨가 보낸 자객에 의해 붙잡히고 만다. 자신을 위해 세화를 숨기려다 죽을 운명에 처한 벗. 그런 벗과 세화를 위해서라도 담령은 객주의 주인 양승기를 잡아내야 했다.

인어를 잡기 위해 자신에게 불평을 토로하던 이를 양 씨는 독을 탄 술을 먹여 죽여 바다에 버렸다. 인어가 나타나 이런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는 소문을 퍼트리기 위해서였다. 양승기를 찾은 담령은 그가 내놓은 밀감을 토대로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혀낸다.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너무 비싸 쉽게 맛볼 수 없었던 밀감이 모든 사건의 증거가 되었다. 숨진 이의 몸에서 나온 밀감. 그리고 차가운 날씨에 독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후 복어 독이 등장하며 범인을 특징 할 수 있었다. 고을에서 밀감이 존재하는 유일한 곳인 객주와 양 씨의 행동 그리고 그의 집에서 발견된 복어 독까지 그렇게 모든 것은 끝났다.

양 씨의 첩이 인어를 붙잡으려 노력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인어의 눈물이 진주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세화는 담령을 보고 싶어서, 그리고 인간의 만행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인간의 탐욕을 그대로 담고 있던 바구니 속 진주를 모두 내던져 버리고 세화를 안고 나서는 담령의 모습은 감동이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의 주제는 사랑과 탐욕이다. 인어가 물이 아닌 육지에서 살 수는 있다. 하지만 다리를 얻는 대신 사랑 때문에 육지로 나선 인어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을 얻지 못하면 심장이 굳어 숨지고 만다. 그런 점에서 '사랑'은 무엇보다 강렬한 주제가 될 수밖에는 없다.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사랑'을 얻기 위한 과정이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의 탐욕이 인어를 위기로 몰아넣게 된다는 점에서 '탐욕' 역시 중요한 주제로 다가온다. 과거 양 씨와 첩이 보인 탐욕은 현실이라고 달라지지는 않았다. 과거의 양 씨는 살인마로 다시 인어와 담령을 노린다.

인어가 가진 엄청난 보물이 탐난 준재의 동료인 남두는 언제라도 인어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도 있는 존재다. 집을 나간 엄마를 찾기 위해 거리를 떠돌다 만난 남두. 준재에게 사기를 친 남두를 보름 동안 같은 장소에서 기다려 잡아낸 어린 준재는 그렇게 사기꾼의 길을 걸었다.

여전히 인어 심청이 준재에게 준 팔찌에 관심이 많다. 60억을 호가하는 그 팔찌만이 아니라 팔찌에 새겨져 있는 김담령이라는 이름은 난파선을 찾았다는 차시아의 발언으로 인해 남두를 변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난파선에서 나온 거대한 유물과 현재 준재가 가지고 있는 팔찌. 이는 곧 엄청난 돈이 된다는 점에서 한 팀이라고 생각되었던 그들의 위기는 탐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호시탐탐 준재를 노리던 마대영. 그들의 비밀을 알고 있는 남 부장이 사고로 사경을 헤매게 된다. 마대영은 남 부장이 음주 운전으로 사고사를 당한 것으로 꾸몄지만 그렇게 될 수는 없었다. 술은 마시지도 않았던 남 부장이 휴가 온 아들과 함께하기로 했던 저녁 약속도 어기고 그런 일을 벌일 인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7회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장면은 인어로 등장한 조정석이었다. 한강에서 배가 고팠던 심청이 뛰어들려고 하자 119 대원인 유정훈은 그녀를 막는다. 그들은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그들이 인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서울에 존재하는 인어를 만나게 된 심청은 중요한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자신의 눈물이 진주가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게 인간 세계에서는 중요한 가치로 평가 받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심장이 굳어 죽을 수밖에 없는 시한부 인생이라는 이야기까지 듣는다. 준재에게 시간이 얼마 없다는 말을 하는 정훈은 그렇게 그들의 운명을 예고했다.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인간 세상은 인어들의 세계와 달리 냉혹하다는 사실도 일깨운다. 가장 크고 값이 나가는 진주는 행복해서 흘리는 눈물이지만 이곳에서는 거의 흘릴 수 없다는 말로 인간 사회의 냉혹함을 언급한다. 인어가 점점 사라지는 이유는 인간은 빠르게 변하는데 인어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로 <푸른 바다의 전설>의 주제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돈을 모으기 위해 슬픈 영화를 보면서 검은 봉지를 쓰고 눈물을 받는 둘의 모습은 압권이었다. 조정석이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질투의 화신>을 그대로 옮겨 온 듯한 상황극은 기억을 깨웠다. 조정석과 전지현이 앉아 눈물을 흘리며 진주를 모으는 장면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할 정도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어 공주 이야기>는 슬픈 결말이다. 인어 이야기를 담고 있는 <푸른 바다의 전설>이 과연 행복한 결말을 맺을 수 있을까?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결코 쉽지는 않아 보인다. 로맨틱 코미디의 특성상 행복한 결말이 예상되지만, 이제 막 드러나기 시작한 서글픈 운명은 힘겨운 사랑을 예고한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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